정어리 – 135

사실 최근 보류해온 페미니즘 관련 기사들 모두 준비 되었는데, 망설이고 있다.. 왜 망설이는지야 나조차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지점은 메갤과 워마드의 레토릭이 의도를 막론하고, 정확히 반여성주의적이란 것과 이들이 벗어야한다는 그 빌어먹을 코르셋, 비판을 아끼지 않는 핀업걸은 오늘 페미니즘의 레토릭으로 재전유되어 페미니스트들과 작가들에게 여성을 주체로 하는 작업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신체, 성기를 통해 주체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 (제발 본인도 모르는 이야기를 하시기 전에는 구글링 한번이라도 하세요. 왜 본인도 모르는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인 것 마냥 거짓말을 합니까?)

여성혐오에 맞서기 위해 더 많은 썅년(bitch)들이 필요한 것은 응당 사실이나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배제의 정치를 펼치며,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호명하는 이들에게는 유감이지만, 부탁컨데 “본인께서 하시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고 하셨으면 좋겠다” 이야기 드리고 싶다. 성숙하지 못한 유아적 태도가 정당한 요구마저 보채기(pestering or nagging)로 전락토록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기사가 나가고 나면, 누구는 낄낄거리고, 누구는 멘붕에 빠지거나 내게 방향 잃은 분노를 쏟아낼 것이다. 하지만 과거와 협업하지 않고, 관계를 바라보지 않으며, 분열만을 초래하는 배제의 정치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비단 페미니즘뿐 아니라 모든 정치/문화운동에서.

 

 

ㅡ 2016년 9월 15일 오전 11시 23분, 배제의 정치, 방향 잃은 분노로는 아무 것도 없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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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어리 – 134

“얼마나 기다렸나 지금 이순간을 고대하면서
낮엔 그리움이 밤엔 외로움이 가슴 가득히 있었네
다지나 버린 고통들을 다시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
이젠 그대와 나 어느 누구라도 갈라 놓을수는 없어
슬피울던 새 들도 웃음으로 우리 사랑축하해주네
무정하게 보였던 저달님도 밝은 미소를 주네
난 이제부터 영원까지 오직 그대만을 사랑할 거야
이젠 그대와나 어느 누구라도 갈라 놓을수는 없어” ㅡ 홍세봉 – 이제부터 영원까지

그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왠지 시큰거리는 가사. 친인척들에게 전화할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그 날의 안녕을 물었고, 그 때의 서울은 다들 외환위기로 살아남기 위해 모두들 치열했었다. 길 하나를 두고, 잘 사는 동네로 이사를 왔었는데, 없이 살던 내가 외롭지 않게 해주던 친구들도 몇 있었다. 이제는 한 녀석과만 간간히 메세지를 나누고, 기약 없이 만남을 약속하며, 서로의 안녕을 물을 뿐이지만.

+ 주인공 김변호사(김세윤 분)의 실제모델은 홍세봉 변호사로 주제곡인 “이제부터 영원까지”의 작사 작곡도 직접했다고 한다.

 

ㅡ 2016년 9월 10일 오전 8시 29분, 그 때는, 그리고 오늘은..

정어리 – 132

run-though-the-time

저들의 자유가 스스로, 침묵 속으로 행진하여 자취를 감추려하는 것이, 어둠의 바다로 침몰하려는 것이 대체 왜 나의 슬픔이 되는 것일까. 처음 콘체티를 처음 보았을 때, 안녕이라 말하고,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안녕이라 말했던 것과 같은 것일까? 좀처럼 익숙해질 수 없는 안녕.

ㅡ 통신규약, 중략..

아마 내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거야. 아무런 기대를 하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내 잘못이야. 나를 원망해다오.

이른 아침 연락을 받자마자 화장실 변기에 머리를 쳐박고 토를 했다. 아무 것도 안 나왔지만, “끄윽, 끄윽-” 거리는 소리가 필요했다.
문이 쿵쿵거리면서 “민주, 알레스 클라?” 라는 누군가의 물음에 “나튀어리쉬, 알레스 클라. 베어 빈 이쉬? 이쉬 빈 슈타케 데모크라티!” 라고 끄윽 거렸다. 헤헤.. 거짓말쟁이. 그 거짓말 다 진짜야.

 

ㅡ 2015년 9월 3일 늦은 10시 6분, 저들의 자유가..

정어리 – 131

새벽 길 위에서 마법의 주문을 발견하였다.

“anjatda il-eoseossda, eut- sha, eut- sha.”

 

ㅡ 2016년 9월 3일 아침 7시 36분, 선글래스, 댄스, 누부신 베를린 선라이즈..

정어리 –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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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 년간 배우고 있는 수 많은 것들 중 가장 어려운 것, 그리고 가장 이상한 것. 나 자전거 타고, 그리고 또 병날 때까지 걷는 사람인 것 알고 계실까, 아님 모르고 주셨을까.

김민주씨 물웅덩이 위를 걷던 달은 집에 갔구요, 너는 왜 그 진흙탕 위를 지날 비구름을 기다리나요.

 

ㅡ 2016년 9월 3일 오전 6시 38분, Griessmuhle 앞에 혼자 앉아서.

 

정어리 – 129

berlin-hauptbahnhof

Fuck, I was drunken. But why I’m here now?

 

ㅡ 2016년 8월 26일 아침 8시 26분, ZK/U 이벤트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에 Berlin Hauptbahnhof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며..

정어리 – 128

쓰다만 기사가 몇개 된다. 지난 슬로우뉴스 기사에 정식반론은 없었고, 논점과 관계없는 인신공격성의 비난만 받았다. 반론과 보론을 통해 차근차근 말해주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말이 갈 길을 못 찾고 주저 앉았다. 그래서 요즘은 할 말을 꾹꾹 누르며 지낸다. 이러면 다치게 되는 줄 알면서도 그 한마디의 무게가 크다는걸 잊어서는 안 되니까, 속으로 되내이고, 또 되내인다. 기사를 쓰고, 비판도 아닌 비난을 한아름 받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아직 송고조차 하지 않은 기사를 벌써부터 가로 막는 사람들이 있다. 글을 쓰지 말라고 하니 그럼 무엇을 해야할까.

‘베를린 정당별 선거 공약’, ‘백인에 의한 중국인사 “니 하오”가 인종차별이 될 수 있는가’, ‘존슨즈 베이비 오일 사태를 지켜보면서 소개하고 싶은 스웨덴의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Konstnären Carolina Falkholt의 중등학교 외벽 보지페인팅과 올림픽 이란 중계방송, 그리고 아방가르드’, ‘다자간연애’, ‘Octave One Live’, ‘CSD Klubnacht’, ‘OSTGUT TON NACHT’, ‘Fur Friend’, ‘Cure에서 2Pac을 지나 Solomun까지’, ‘Love Parade, Fuck Parade’, ‘Zug der Liebe’ 따위의 이야기들.

그런 일이 왕왕 생기다보니 요즘은 외출 후, 집에 도착해 자기 방서조차 어리둥절 못 올 곳이라도 온 마냥 갸웃거리곤 쇼파에 겨우 몸을 뉘인다. 이러고 지내면 안 되는줄 알면서도.

뭐든지 편리하게 소진하고, 편리하게 잊는 우리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아.. 인스턴트 세대여, 빌어먹을 등가교환이여..! 우리는 우리 없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지.

아무튼 여러분들 편리한대로 하세요. 비록 그 방향 잃은 분노들을 보며 속상해야 하는 일은 제 몫이지만.

+ 아, 깜박했는데, 내년 6월 Full Moon에 맞춰 베를린 근교에서 열리는 500명 규모의 언더그라운드 페스티발 기획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1871년 프로이센-독일의 빌헬름 프리드리히 루드빅이 프랑스 군대를 격파하고 1873년에 지은 요새에서 열릴 계획이고, 작은 길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물길로 막혀있는 곳이죠. 참여를 희망하시는 작가, 뮤지션들은 제게 메세지를 주시면, 함께 할 수 있도록 일을 만들어볼게요.

++ 그리고 요즘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AUxaiaVGNFdEyvxgJANTNg

 

 

ㅡ 2016년 8월 25일 오후 3시 38분,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정어리 – 127

영화 <개벽>에서 해월 최시형 역을 맡은 이덕화가 밥상을 걷어차고, 도망하던 것들이 생각난다. 푸른 봄에도, 뜨거운 여름을 지나, 무르 익은 가을 낙옆들, 그리고 새카맣게 눈 덮인 산중을 그토록 뛰어다녔건만, 해월은 끝내 체포되었고, 서울로 압송되어 모두가 지켜 보는 가운데 교수형을 당하였다. 이 끝을 알면서도 도망말고는 할 수 있는 정직함이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함께 도망하자 하였을 때, 고립된 이로 불리우는 불명예도 마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도 당신을 구원하지 않을 것이라 외치기 위해.

가끔은 내가 틀렸길 간절히 바라본다. 정말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해월, 해월. 해월, 나 당신의 길을 바라보고 있소. 언제든 교수형 당하여도 슬피 울지 않으려고.

 

ㅡ 2016년 8월 14일 오후 9시 12분, 스스로의 구원..

정어리 –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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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 über Wassertower am Ostkreuz

 

Hey, the Junkie of Civilization just back with new phone number now. Please drop some messages and your contract to me.

 

ㅡ 2016년 8월 10일 오후 7시 20분, 돌아왔습니다, 더럽고 뜨거운 생사의 경전 한페이지를 넘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