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현상

진중권과 표창원 등이 말하는 ‘일베 = 루저-잉여/범죄자-일탈자’ 의 공식은 너무도 손쉽게 그들을 사회적 낙오자나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정신이상자로 규정해버린다. 이러한 규정이 내게 불편한 사실은 과거 전체주의가 민주주의를 요구했던 사람들의 주장을 상식 밖, 혹은 반사회성으로 규정하며 손쉽게 정신병원에 가두거나 감옥으로 보내 고문하던 것과 너무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게는 사회적 낙오는 죄가 아니라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가는 균열이자 건강한 사회의 지표를 상실한 징후라고 읽혀진다.

 

더욱이 사회적 낙오를 죄시하는 듯한 진중권과 표창원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사회적 낙오를 죄시한다면, 예를 들어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 자기 성결정권에 소외받는 성소수자를 비롯해 난민, 정치수감자, 양심적병역거부자, 외국인노동자, 인종차별 받는 사람 등등의 모든 소수자가 기득권이 지향하는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힌 낙오자로 읽혀진다는 것이다.

 

‘일베는 르상티망이 맞다 혹은 아니다’ 문제를 떠나 박권일과 강영민은 이들을 단순히 ‘일베 = 루저-잉여/범죄자-일탈자’ 로 규정하지 않는다는 지점에서 나는 박권일, 강영민에게 동의한다. (박권일의 글 / 강영민의 ‘짧은’ 글)

 

내게 ‘일베 현상’ 은 체제의 균열(혹은 불화) 이거나 붕괴라는 측면에서 현 체제(지금의 민주주의)가 더이상 평등함을 의미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본주의의 종언을 목격하면서 그들에게 마치 ‘유토피아’ 처럼 보였던 자본주의가 실재에서 ‘환영, Illusion’ 에 불과했고, 곧 디스토피아(더이상 꿈 없음; 계급제도)가 다가올 것임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이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패배감은 이들에게 ‘세력화’할 동기를 부여하였는데, 자본에 의해 이들에게 제시된 ‘유토피아’ 가 ‘환영, Illusion’ 에 불과했다 것에 대한 분노를 혐오를 통해 표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낙오자라 규정 하는 것이 옳을지라도 낙오자를 죄시하는 것은 “현 체제에는 결함이 없다” 고 말하는 것처럼 되어버린다.

 

그런 맥락에서 일베 단계를 거쳐 가시화된 일본의 재특회나 유럽의 네오나치들은 자신들이야 말로 피해자이고, 소수자이며 좌경화된 정부와 경찰에 맞서 민중을 위해 결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네오나치들은 ‘독립투쟁’ 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이는 노르웨이에서 있었던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빅, Anders Behring Breivik’ 의 총기 난사 사건 이외에도 재특회나 네오나치들이 경찰에게 체포되는 것을 마치 훈장처럼 여기는 것은 물론 경찰과의 총격전에서 죽는 것조차 영광스럽게 여기는 동기를 충분히 부여한다. 동시에 이 매커니즘은 한국 온라인상의 ‘다문화정책반대’ 카페들에서 “브레이빅은 피해자”, “우리도 함께 하자” 라는 주장이 등장하는지 잘 설명해준다.

 

기사링크: 한국 극우 일부 누리꾼들 “그는 피해자…우리도 악랄해지자”

몇 가지 독일과 축구 문화에 얽힌 쓸데없는 잡글

x.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권은비씨 해외 리포트를 보면서 몇 가지 독일과 축구 문화에 얽힌 쓸데없는 잡글. 편한 마음으로 읽을수록 좋다.

– 베를린에서는 브라질 월드컵의 이면에 가려진 브라질 민중들을 지지하는 국제연대행동이 조직적으로 있었다. 나랑 같이 사는 친구들은 모두 이번 월드컵 자체에 반대해왔다. 물론 우리 중 절대 다수가 축구 자체에 흥미를 못 느낀다.

– 내가 아는 모든 독일 친구들 중에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 마저도 독일 vs 브라질 전에서는 모두 브라질의 우승을 기원하고, 독일 vs 아르헨티나 전에서도 아르헨티나를 응원했다.

– 독일이 축구에 대해 열광적인 국가인 것 같지만, 한편으로 축구 열기와 함께 물타기 하는 나치들의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도 굉장히 많다.

– 독일 사람에게 “축구 좋아해?” 같은거 묻지마라. 처음 베를린 왔을 때 만난 친구와 할 말이 없어, 무심결에 종종 물었던 질문에 ㅡ 내 주위의 ㅡ 독일 친구들은 “독일인이라고 다 축구 좋아할거라고 생각하지마! 나는 축구하는 애들 다 멍청해보여!” 라고 대답해주었다. 아… 내가 미안하닼!!!!
+ 여담으로 아일랜드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pogues’ 와 ‘brian jonestown masscre’ 의 왕 팬이라고 하니까 금방 친해졌다. 이번 역시 무심결에 “나 술 존나 좋아하는데, 아일랜드 사람들 진짜 다 술 많이 마심?” 이라고 물었더니 그 친구는 내게 “야, 아일랜드 사람이라고 다 말술일거라 생각해?” 라고 내게 되물었다. 순간 존나 당황했는데, “어.. 근데 그건 진짜야” 라 대답하며 맥주잔을 내밀었다. 그리고 우린 바닥이 하늘 같을 때까지, 하늘이 바닥같을 때까지 진탕 술을 마셨다.

– 월드컵 기간동안 독일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펑크/하드코어 클럽과 바들에서는 작은 이벤트를 한다. 독일 국기 열개를 주워가면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술을 공짜로 준다. 그 공연장과 바들은 국기 다 모아서 버리거나 ‘검정/빨강/노랑’ 의 독일 국기에서 노란 부분을 찢어내고, ‘아나코-생디칼리즘’ 을 상징하는 ‘흑적기’ 로 만든다ㅋㅋㅋㅋㅋㅋ 물론, 이 것은 ‘안티-파시스트’ 를 상징하는 깃발이기도 하다.

– 이런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올림픽이라던가 특히나 월드컵, 유로리그 같은걸 할 때, 네오나치들이 그 열기를 발판삼아 정치적 이슈에 민족주의 물타기를 한다. 그냥 쉴 새 없이 떠들기 때문에 대화도 안 되고, 그야말로 멍청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은 일반 시민들도 종종 짜증내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현재는 금지되었지만, 작년까지만해도?! 베를린 전철 내에서 맥주 마시는 것이 합법이었기 때문에 평일에 흔히 맥주 한병 빨며 퇴근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 훌리건 새끼들 때문에 전철 내 음주가 공식적으로 금지 되었다. 이 상놈들이 전철 내에서 얌전히 쳐마실 것이지 담배를 피우고, 떼창을 하는데다가 종종 주행중인 전철을 흔들어 전철이 멈추게 만든다. 아무튼 아직도 평일에 퇴근하며 맥주 한병 빠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고, 주말이면 맥주, 샴페인, 와인, 보드카, 위스키까지 빠는 젊은 청년들을 볼 수 있다.

– 한국의 축구팬들이 유럽 축구 문화중 훌리건에 문화에 대해 판타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이해한다. 하지만 훌리건이 아닌 사람들이 경기장에서 경기 보는게 아니라 길거리에서 훌리건들과 섞여있고, 이 문화에 대해 제대로 인지 하지 못하며, 언어에 소질이 없다면 당신은 금새 위험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나이 좀 있는 훌리건들은 그래도 괜찮은데, 그 훌리건들의 나이가 10대 후반~ 20대 초반이라면.. 나는 그냥 거기 있고 싶지 않다.

– 개인적으로 Hertha BSC Berlin 훌리건들의 바에 가본 경험이 있는데, 졸려 죽는 줄 알았다. 바 벽에 스페셜스나 칵스패러 포스터가 좀 붙어있어서 좀 흥미로웠는데, 그래도 존나 재미없는건 변함 없다. 미친놈들이 계속 응원가를 부르는데, 옆에서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안들린다. 사람이 존나 많아서 맥주 한잔 술 시키려면 15분은 멍청이처럼 서있어야 한다.

– 축구에 흥미가 없지만, 들은 바에 의하면 Hertha BSC Berlin은 그렇게 뛰어난 구단은 아니다. 그럼에도 훌리건이 아닌 베를린 시민들이 좋게 보는 이유는 어린 선수를 잘 키워다 유명 구단에게 비싸게 팔아 생긴 수익으로 베를린의 빈민들에게 자선사업을 한다고 한다. 그렇게 팔려간 선수는 장성하여 베를린으로 종종 놀러와 팬들과 같이 한다고ㅠ

– 축구에 흥미가 없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vs 독일 경기가 있던동안 잠을 청했다. 그런데 미친 앞건물 새끼들이 건물 안 뜰에서 폭죽을 미친듯이 터트려서 여러번 잠에서 깼다. 독일 폭죽은 불꽃이 아니라 소음을 내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소음이 총성과 거의 비슷한 수준, 옆에서 들으면 알고 들어도 깜짝 깜짝 놀랜다.

– 독일에도 폭죽같은 큰 소리는 예로부터 귀신을 쫓는다는 속설이 있다. 때문에 연말에 폭죽을 터뜨리는 것도 겨울귀신 등을 새해 맞이하면서 얼씬도 못하게 폭죽을 터뜨린다. 독일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어림잡아 폭죽경제가 1억 천만 유로나 된다고 한다. 독일에서 폭죽은 법적으로 12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18세 이상의 사람에게만 판매가 가능하다. 법이 규정하는 바에 의하면 폭죽을 터뜨리는 것은 오로지 12월 31일에서 1월1일까지만 허용되는데, 새해 맞이(Silbester, 질베스터)에도 폭죽이 금지된 지역이 있다. 예를 들어 교회나 병원, 어린이집, 양로원이 인접한 곳에서는 안 된다. 2009년 10월 1일부터는 갈대지붕이나 목골골조 가옥 근처에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를 어기면 최대 5만유로의 벌금을 낼 수도 있다. 튀링엔 주의 뮬하우젠에서는 94년 불꽃놀이로 시청이 불에 탘ㅋㅋㅋ버렸다고 한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튀빙엔에서는 17세기와 18세기의 집들 세 채가 타버려 수백만 유로의 재산 손실을 낳았다고 한다. 하르츠 국립공원에서도 금지인데, 야생동물을 청각 고문시키는 것이기도 하며, 불꽃이 새들의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http://www.welt.de/vermischtes/article11882716/In-diesen-Staedten-darf-nicht-geboellert-werden.html

x. 마지막으로 뮌헨 올림픽 이전, 독일에서는 국가별 대항전이 있을 때에도 독일 국기를 걸기만 해도 민족주의자나 나치로 여길 정도로 지난 역사적 과오에 대해 반성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여섯살 자아와의 만남

 

우연히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중 하나가

미술심리치료가 과정을 꽤 깊게 공부하던 사람이다.

그 친구가 내게 오늘 이야기를 꺼냈다.

“언니는, 자신의 생각 없이 그냥 내 말 뒷부분만 따라서 하는 것 같아.”

사실 그랬다.

다른 엄마들에 비해 나를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고,

생각과 사상이 아주 불순하다 여겼다.

그런 내면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꼭꼭 숨기고 있었다.

가족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나의 생각과 사상을 드러내는 순간

대화의 단절과 분열을 일으켰기 때문에 생긴 버릇이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때때로 어떤 가족은 분명한 문제가 있는데

정확한 문제점을 보지 않고 말 안듣는 한 자식을 비난함으로써

일시적인 다수결 의견일치로 평화를 유지한다는 위로도 해주며,

자존감이 크면, 다른사람과 사상이 다르더라도 그걸 애써 숨기지 않는다며,

“오늘 온김에 한번 그려봐. 내가 전체적으로 한번 보게.”

내게 반 강제로 종이 한장, 연필 하나, 지우개 하나 쥐어주었다.

나무, 집, 사람을 그려보라고 했다.

최대한 내 그림실력을 발휘하지 않고,

머릿속에 떠오른 모습만 충실하고 빠르게 그려냈다.

그림속의 풍경은 대강

해질녘 산 중턱의 집

그 근처 한 그루의 나무와 그 옆의 비슷하게 생긴 나무

팔짱끼고 쪼그리고 앉아 하늘을 보는 작은 여자아이

아이의 눈은 밝게 빛나고 입은 웃고있었다.

“언니 내가 몇가지 물어볼거야. 이 나무는 건강해?”

“응 건강해.”

“물을 주는 사람이 있어?”

“아니, 없어. 그냥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고 자랐어.”

“나무에게 친구가 있어?”

“응, 옆에 있는 나무가 친구겠지? 저 뒷산에 있는 모든 나무들도 친구일거고..”

“이 집안엔 누가 살아?”

“강아지 한마리.”

“그럼, 강아지 한마리랑 아이랑, 이 둘이서만 살아?”

“응.”

“찾아오는 누군가는 있어?”

“아니.”

그 친구가 바라본 나의 심리상태는 다음과 같았다.

나는 정신적으로 꽤 건강한 편이다.

나의 나무는 풍성한 잎과 튼튼한 땅을 가지고 있다.

나의 나무 옆에는 남편 나무가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했던

“어린 아이가 외딴 집에서 강아지와 함께 살아.”는

그 친구가 보기에 참 충격적인 일이었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이, 괜찮지 않은 일이었던 것이다.

나도 기억한다.

그 무렵부터 그냥 혼자였다.

언니오빠들은 학교에, 엄마는 언제나 바빴다.

집에 살며 오가는 가족들은 많았지만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은 없었다.

가족들은 나의 기발한 아이디어나 엉뚱한 상상에 핀잔과 비난을 주었다.

하지만 내가 혼자 지내야 하는 시간을 부정적으로 여긴다면

너무 많은 시간을 두려워하고 외로워해야 했기에

혼자서 즐겁게 지냈다.

만화를 보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영화를 보았다.

하늘을 보면 거인이 나타나는 상상을 했고

땅을 보면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용암이 흘러나오는 상상을 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간접 경험을 하며 자라온 것이다.

그래서 영화속 재앙, 만화속 종말에 비교해 보면

나의 삶은 안전하고 평화로우며 살만한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그녀가 보여준 나의 자아는 너무나 어렸다.

큰 집안에 대화할 상대없이 혼자 지내는 어린아이가

외로움과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상상속에서 살아온 것이다.

이제야 내가 무엇이던 프로가 되지 못한 이유를 알았다.

쓸데 없는 것에 고집피우며 남은 안되고 나는 되는 이유도,

연애할 때마다 상대방의 마음과 정성을 무시한 이유도,

내 아이들의 응석과 투정을 병적으로 싫어한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모르는 것도,

결국 여섯살 짜리 아이가 내 속에 숨어있기 때문이었다.

그 자아를 보여주기 싫어서

정중하고 예의 바른 태도로, 교과서를 읽는 듯한 말투로

주변 사람들에게서 거리를 둔 것이다.

나는 한참동안 눈물이 났다.

오랜 세월 괜찮아 하고 생각하고 살아온 것이,

실은 괜찮은 것이 아니었다고 인정하는 것이 슬펐다.

눈을 반짝이며 희망을 그리는 아이가 불쌍했다.

한참 말 못하고 눈물만 짓다가,

둘째 아이 낮잠 재워야 할 시간이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 친구가 말했다.

 

“아마,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나중에 그리는 그림 속 아이는 자라있을거야.

신기하게도, 자라더라고.”

정어리 – 9

x. 앞, 뒤 없는 전철. 꽉 막힌 세대.

뭐가 되는 것도 아닌데, 안달 복달한다고 뭐가 되는 것도 아닌데.. 따귀를 덜 맞아서인가.. 앞뒤없는 전철. 꽉막힌 세대. 빈틈없이 다문 입술. 낭만이라고는 사라져라. 달달함이여 온데간데 없이 자취를 감춰라. 90년대의 막막함이여, 무엇이라도 좋으니 눈을 감고 뛰어라. 절망이여, 내가 너를 기억할 수 있도록 굳게 닫아다오. 나를 설레게 했던 그 서먹함에 웃지못할 아픔들이여. 콧잔등을 시큰하게.. 상기된 얼굴을 바알갛게 달아오르게 했던 길거리의 배회하는 청춘들이여. 말없는 소소함이여. 내 굳이 네 이름을 부른다하여 달라질게 없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결같이 네 이름을 부른다. “날마다 새롭게 잃어버린 아침의 냉랭함이여..” 애잔한 땅에 술을 따른다.

– 2009년 12월 5일, 상수동에서

정어리 – 8

FROM THIS MOMENT, I TURN BACK ON THIS WAY. COZ, YOU DREAMED THIS WAY. COZ, ALL YOU COULD DREAM IS WHAT YOU SAW, READ, IN MAGAZINES, NEWSPAPER AND TELEVISION AS ALL MASS-MEDIA. AND THIS ALL ARE JUST ABOUT HOW TO FEEL WIN EASILY AND HAVE EVERYTHING, ALL THE LUXURY AND POWER YOU EVER WANTED AND STILL FEEL DIGUSTED. ANDY WARHOL, STEVE JOBS, 50 FUCKING ANAEMIC STARS MY DARLING AND ALL THE BLOOD AND DUST OF THE WORLD ON YOU HANDS.

– June, 2008 at Seoul Municipal Eunpyeong Hospital

나는 이 길을 돌아선다. 왜냐면, 네가 이 길을 꿈꾸었기 때문에. 왜냐면, 네가 꿈 꿀 수 있었던 모든 것들은 네가 잡지, 신문, 텔레비젼과 텔레비젼과 같은 모든 매스-미디어에서 보았고, 읽었던 것들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 것들은 단지 어떻게 쉽게 이기는 기분을 느끼는지와 네가 원함과 동시에 여전히 역겹다 느끼던 사치와 권력 이 모든 것을 갖는지에 대한 것이야. 앤디 워홀, 스티브 잡스, 나의 사랑 – 50명의 좆같은 빈혈증 스타들. 그리고 네 두 손 위에 담긴 이 세계의 피와 먼지들.

– 2008년 6월, 서울시립은평병원에서

정어리 – 7

 

/: asthma, asbestosis and self-contradiction

 

석면해체로 생긴 천식이라는 질환을 지속적인 치료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석면해체 작업장으로 돌아갔다. 내 손에 돈 몇 푼 쥐는 일이 너무 버겁게 느껴져, 당장 석면 해체 일을 그만 둘 수도 없다. 빌어먹을 석면작업으로 얻은 천식과 진폐증 질환은 나로 하여금 잠깐 생각에 잠기게 하였다. 아마 이 일을 며칠 더 하다보면, 작업 반장놈은 지난 껍데기 집에서 호언한대로 인력소에 소개비 떼지 않게 나를 석면해체 팀에 들일 것이다. 그리고 내게 좀 더 좋은 마스크를 사라고 몇 푼 쥐여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 그 마스크가 내게 유의미할지 알 수가 없다. 이 이비인후과 의사놈은 지난 번처럼 세레타이드벤톨린을 처방해주며 내게 다른 일을 알아보라 했다. 또다른 질환으로 희귀성 난치 질환자로 등록 해준 주치의는 일을 그만두고, 꾸준히 병원을 나와 장애인 등록을 하라고 했다. 잠시 숨을 참고 생각에 빠진다. 폐가 굳어 눈시울에서 무엇인가 뚝뚝 떨구어낼 날들을 생각하니 어머니가 그리웠고,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몇 차례 기침을 토해내고서, 벤톨린을 한모금 깊이 빨았다. 이 놈 한번 빨기만 하면, 담배도 한 모금 빨고 싶어지는데 내일은 또 다른 석면해체 작업장으로 가고, 모레는 병원을 가야한다. 그래, 오늘은 일찍이 자련다. 내일은 귀여운 그 녀석을 불러다 볼에다 뽀뽀라도 해야지. 허면, 고녀석은 은가락지 낀 손으로 내게 술냄새 난다 앙탈을 부리겠지.

 

 “석면해체로 생긴 천식을 치료받기 위해 다시 석면해체 작업을 갔다 온 나는 너만의 맥컬리 컬킨”

 

ㅡ 2010년 3월, 상수동

맥컬리컬킨

정어리 – 6

[youtube=://www.youtube.com/watch?v=kVUZuVZWHkk&w=420&h=315]

x. ‘정어리’는 짧은 잡글, 종종 긴 잡글 입니다. 누가 경험론적 에세이 아니냐고 묻기도 하였는데, 허구라고 받아들여지건 진실이라고 받아들여지건 저는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그저 머리 속에 파편화된 것들을 관계하도록 쓰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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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정어리 – 6
어젠 기분이 너무 안 좋아 친구가 사는 콜렉티브의 파티에서 진탕 마셨다. 집에 80명도 넘게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좀 놀랐고, 각 여섯개의 방에서 밴드 공연과 다른 디제이들이 있었는데도 이웃들 그 누구도 시끄럽다며, 경찰을 부르지 않아 느낌이 좀 새로웠다. 어쨌거나 완전 깨끗한 그 집이 아침엔 폐허로 변해 있었고, 나는 빈병 더미에서 자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에 혹시나 하고 거울을 봤더니 립스틱이 여기 저기 있었고, 누군가 내 팔에 ‘♡’를 그리고 그 안에 ‘Muty, (모든 종류의) 약’ 이라고 적어 놓았다.

 

사실 요즘 사랑이란 것 때문에 열사병 환자 마냥 혼자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유치하다”, “방법한다” 하지마라. 그 어떠한 혁명도 사랑없이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아무튼 나는 누구에게도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는데, 어제 낯선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만 것 같다.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누구 였는지 알고 싶지만, 우리는 어느 날, 베를린 어디선가 우연히 또 만나게 되겠지.
어찌 되었건, 나는 술에서 깰 때가 가장 두렵다. 삼라만상이 가득 들어차, 집에 돌아오는 길 위에서만 글을 수십개 써내리고, 그 글들 모두 부질없다며, 모조리 찢어버린 것만 같다.
그래서일까 치아가 썩어 몽창 빠진 아일리쉬 밴드 the pogues의 싱어 셰인 맥고완은 10년 전 어느 인터뷰에서 “나는 20년동안 한번도 한번도 술에서 깨본 적이 없어” 라고 말을 했었다. 그는 몽창 빠진 이 때문인지 얼큰하게 취해서인지 아무튼 허투루 새는 발음으로도 맛깔나게 노래를 잘 부른다. 열렬한 팬들이 장난삼아, “이제 셰인을 NME도 알아주는데, 새 이 좀 해넣어도 되지 않겠어?”라며 그의 사진에 임플란트한 치아 따위를 합성하기까지 했었는데, 그는 그냥 몽창빠진 이로도 잘만 먹고, 잘만 부른다.
지금도 한없이 어리기만 하지만, 열살은 더 어렸을 때 나는 내 나이가 쉰쯤되면, 몽땅 빠진 이로도 잘만 담배 태우고, 진탕 마시는 셰인 맥고완이나 탐 웨이츠 혹은 찰스 부코우스키처럼 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셰인 맥고완이나 탐 웨이츠, 찰스 부코우스키가 아니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들의 지혜와 가르침에 고마움을 느끼며 나의 인생을 살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물론 이렇게 살다보니 종종 본인에 대해 욕지기와 형편없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때로는 눈두덩이가 부어올라 앞을 못보고, 코가 부러지도록 두들겨 맞기도 하며, 한동안 정신적으로 구속된 상태이기도 했다. 사랑했던 사람들이 그런 나를 참을 수 없다며, 떠나버렸다. 그렇게 찾아오는 외로움이 힘겹기도 하지만, 외로움 자체는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한다.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해 사람들과의 관계에 중독되면, 오히려 더 외로워지며, 자신의 정체성마저 잃고 타인에게 의존하게 된다. 결여.
그래, 결여. 나는 늘 결여된 상태였던 것 같다. 그것을 즐기기까지 한 것 같다. 가득 차버리면 모든 판타지가, 유토피아가 끝나버리는 것만 같다.

 

정어리 – 5

[youtube=://www.youtube.com/watch?v=jxiWjl9GPhM&w=560&h=315]
좋아하는 곡입니다. 읽으시며, 같이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상에는 나 말고도 미친놈들이 많다. 내가 잠시 그걸 잊었다.
2008년, 여름 병원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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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찌 나의 청춘이 벌써 흘러갔음을 몰랐겠는가?
그러나 나는 내 몸 밖의 청춘이 존재한다고 여겼다.
별, 달빛, 말라 죽은 나비, 어둠 속의 꽃, 부엉이의 불길한 예언,
웃는 것의 막막함, 사랑의 춤사위.” ㅡ 루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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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이런 사람들을 몇 보았다. 대게 이런 사람들은 조증과 알콜중독 혹은 편집증 환자들은 같은 병동 안에 있으면서도 자기만이 멀쩡한 사람이며, 가장 빨리 병원을 나갈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실은 가장 늦게 나가는 사람이다. 왜인지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알 것이다. 아무튼 대체로 이런 환자들은 병동 내 다른 환우들을 자주 무시하고, 명령하려 들며, 피해의식 때문에 그 사람의 잘못을 이야기 하지도 않았는데도 주변 사람들에게 왜 그러냐며 화를 낸다.

 

병동에 입소하면, 몇 일에 한번씩 있는 전체 환우들 회의에서 자기소개를 해야한다. 그 때, 그 날, 그 아저씨를 처음 보았다. 이전에 강력계 형사였다는 이 아저씨는 술을 좀 많이 마셔서 왔다고 했다. 보통 같으면 알콜 환자는 우리 병동에 보내지 않는데, 왠일일까 하는 새에 그 아저씨는 말을 이었다. 자신의 이름은 ‘노인기’인데, ‘인기 no’가 아니고, 실제로는 늘 ‘인기 yes’였다고 말했다. 껄껄 웃더니 이 아저씨는 ‘노인 끼’ 라는 또다른 별명도 이야기 하셨다. 그 때 우리 병동 환우들이나 수간호사를 비롯해 간호사들, 보호사들 모두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듣고 있었는데도, 갑자기 이 아저씨는 역정을 내며, 옆에 조증으로 온 140킬로의 승우에게 역정을 내며 “내가 지금 노인 끼를 부리는 것 같아! 이 새끼야, 내가 강력반 노형사야!” 라며 소리를 질렀다. 결국 이 노씨 아저씨는 병동에 들어온 첫 날부터 주사를 맞고, 구속복이 입힌채로 보호실 침대에 묶여 12시간 감호 받았다. 아마 이 아저씨 꽤나 힘들었을거다. 아니 사실, 보호실 존나 힘들거든.
보호실에 들어가본적 없는 사람은 이걸 잘 모른다. 처음 들어가면 견딜 요령이 없기 때문에 그냥 지랄 발광을 하면서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한다. 처음 주사 맞으면 금방 몸에 힘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 때 옆에서 보호사가 붙잡고 있는 동안 간호사가 12시간 동안 보호실에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는데, 헤롱대지만 나름 이성을 차리려고 속으로 ’12시간, 그까이꺼 별거 아니겠지, 잠도 하루 종일 잘 수 있는데..’ 라고 생각 한다. 하지만 한, 두 시간 자고 나면 잠에 슬슬 깨면서 약기운이 사라지는데, 그제서야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천천히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럼 그 때부터 지옥문이 열린다. 일단 움직일 수 없다. 천장만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결박을 당하니 당황하고 온몸이 간지럽고, 뒤틀린다. “알았으니까 이거 풀어!” 라고 존나 소리지르는데, 아무도 안온다. 방음처리가 잘 되어 있어서 밖에서는 소리 질러도 잘 안 들린다. 이게 1단계다. 2단계는 “시발놈들아 내가 나가면 다 뒤질줄 알아!” 그리고 3단계는 “알았어, 알았어”. 4단계는 “나 팔, 다리 아파!” 혹은 “나 똥, 오줌 마려!” 를 소리치는데 이 때쯤 되면 간호사랑 보호사가 같이 들어와서 상태를 본다. 진짜인지 아닌지 보려고. 근데 당연히 아니지만, 가끔 진짜인 경우가 있다. 오줌은 보호사가 받아준다. 묶인채로 싼다. 똥은 화장실을 갈 수 있으나 잠금장치가 없는 화장실에 보호사랑 같이 간다. 팔, 다리가 아프다고 자세를 바꿔달라고 하면, 정말 자세를 바꿔서 다시 묶어준다. 예를 들면, 팔을 x자로 묶여있는게 싫어서 바꿔달라고 하면, 양팔을 침대 끝에 묶어준다. 좆같은건 마찬가지인데, 다시 당한다는 느낌에서 처음보다 두배로 좆같다. 괜한 오기로 “엎드려 있고 싶다”고 요구하면 진짜 좆되는거다. 나는 당해보지 않았는데, 간호사가 미리 경고한다. “xx씨, 그 자세 괜찮겠어요? 안 불편해요?” 그러면 또 오기로 “나는 이게 편해!” 라고 대답하지. 그렇게 묶어주고 나가면, 또 다시 이 방에 혼자가 된다. 그리고 엎드려있는 것을 요구했다면, 30분 넘어가면서 눌려있는 팔 때문에 팔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아무튼 이 좆같은 상황에서 유일히 할 수 있는건 온몸을 흔들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인데 아무 의미 없는 일이라 좀 하다보면 저절로 지쳐서 잠에 든다. 밥 때가 되면 보호사가 밥 들고 들어가서 먹게 해주긴 하는데, 보통은 빡쳐서 밥을 거부하지. 거부하면 거부한 놈만 바보 되는거다. 나중에 존나 배고파도 식사 시간이 끝나면 절대로 먹을게 없으니까. 아무튼 보호실의 첫날은 대개 다들 이렇게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좀 똘똘한 환자라면 다시는 거기에 안 들어가려고 하지. 근데 가끔 미련한 놈들은 나오자마자 또 사고를 쳐서 들어간다. 두번 째부터는 무조건 24시간이다. 아무리 미친놈이라도 이걸 연달아 한 3~ 4번 당하면, 그 이후로는 절대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고분고분 해진다.
다시 알콜 중독, 노씨 아저씨와 조증 환우 승우 이야기로 돌아가자보면 사실 조증인 승우가 조금 미소를 짓기야 했는데, 평소에 비하면 굉장히 차분히 있었다. 평소에 승우가 하는 행동으로 보면, 그냥 맨날 웃는다. 그냥 웃고, 또 웃는다. 그리고 식탐이 크다. 남의 간식 다 훔쳐 먹다 맞는다. 그래도 성격은 거짓말도 못하고, 화도 안내고, 착하고, 순하고, 나이는 열여덟인데, 머리가 여덟살쯤에서 멈춰버린 조금 모자른 친구다. 나중에 노씨 아저씨가 알콜 병동으로 옮겨지기 직전에 둘이 한번 싸웠는데, 그 이유가 아저씨가 “미친놈아, 그거 내 초코파이지? 씨발놈아 니가 그러니까 뚱땡인거야. 그만 쳐먹어 미친놈아!” 라며 뒷통수를 때렸기 때문이다. 이 때 화내는걸 처음 봤다. 갑자기 어눌한 발음으로 “개새끼야, 내가 먹을거라고!” 하더니 노씨 아저씨를 밀쳤다. 노씨 아저씨는 “내가 강력반 강형사야! 개새끼야” 라며 덤벼들었는데, 키 175, 몸무게 140킬로 정도 되는 승우가 그 조그마한 아저씨에게 밀릴 턱이 없었다. 결국 성난 승우는 “이 개새끼야, 내가 먹을거라고! 내가 먹을거라고!” 소리치면서 아저씨를 바닥에 여러번 패대기 쳤다. 그리고 보호사와 간호사들이 뛰어왔는데, cctv를 안 보고 있던건지 상황을 내게 물었다. 나는 정의의 사도가 되고 싶진 않지만, 병동 내에서 싸움하려 하거나 사고 치는 환자들, 특히나 알콜환자들을 굉장히 싫어했던지라 노씨 아저씨가 일방적으로 때렸다고 아저씨 입이 터진건 혼자 때리려다가 넘어져서 그렇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진짜 승우가 아저씨껄 훔쳤냐는 질문에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승우가 그랬겠어요? 옆에 cctv 다 있는데…” 라고 대답했다. 결국 아저씨는 “이 개새끼들 다 한통속이야!”를 외치며, 주사를 맞았고, 또 보호실로 끌려들어갔다. 그리고, 병실에 승우와 나는 남겨졌다. 그리고나서 승우는 나를 바라보며, “승우 혼자 다먹을거야” 라며 씨익 웃었다. 평소 문제 환우들을 싫어했기도 했고, 승우를 평소에도 아끼기야 했지만, 나는 승우가 또 훔쳤으리라 생각하진 못했다. 노씨 아저씨한테 조금 미안함이 들었지만, 내가 이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벌어진 이후였다.
그 날 이후로 한동안 노씨 아저씨를 볼 수 없었다. 수간호사에게 물어보니 “그새 정 들었어요?” 라고 웃으시며 알콜 병동으로 옮겨져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몇 주 후에 내 환자 등급이 2등급까지 올랐을 때, 강당에서 있는 심리치료극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그 때 나랑 마주친 노씨 아저씨를 보고 나는 그 때, 그 사건으로 나를 해코지 할까봐 얼른 피하려고 했는데, 아저씨는 다른 알콜 환자들한테 이따금씩 맞는건지 기를 못펴고 풀이 죽은 목소리로 “잘 지내지?” 라고 물었다.

 

quatsch – vom amok, durch koma, und bis punk

x. 세계는 하나로 연결 되어있다.

더글라스 카를 엥겔바트(영어: Douglas Carl Engelbart, 1925년 1월 30일 ~)은 노르웨이계 미국인 발명가이다. 그리고 ‘대화형 컴퓨팅’으로 1997년에 튜링상을 받았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The key thing about all the world’s big problems is that they have to be dealt with collectively.
If we don’t get collectively smarter, we’re doomed.
전 세계의 문제에 대한 한가지 열쇠는 그 문제들이 전체적으로 처리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전체적으로 대하지 않는다면, 운이 없는 것이다.” ㅡ더글라스 카를 엥겔바트

x. Amok, 아모크. 정신착란, 속된 말로 지랄병을 거꾸로 독일어로 읽으면 Koma, 코마. 혼수상태가 된다. 가운데에 슬쩍 m을 더하면 독일어로 Komma, 콤마, 영어로 comma, 콤마. 단락을 나누는 쉼표, 구두점. 수학에서는 소수점, 음악에서 반음보다 작은 음정으로, 같은 음이 다른 음계로 조율되었을때의 차이를 말한다.

‘,’라는 흘려내린 기호를 정확히 찍었을 때, ‘.’라는 기호가 된다. 독일어로는 Punkt, 풍트. 점, 미세(微細)한 것, 활자의 크기를 나타내는 포인트, 스포츠의 득점 혹은 평점 등의 점수를 나타내고, 언어에서는 마침표, 종지부, 공간적으로 어떤 점, 장소적으로는 특정한 장소나 지점, 시간적으로는 때의 한 시점, 순간, 찰나가 되고, 논쟁에서는 논점이나, 항목이 되며, 법률적으로는 소인이라 읽힌다. 또한 영어에서는 이 것을 Period라고 하는데, 이것은 앞서 말한 마침표의 의미도 있지만, 어떠한 특정 기간이나 경과 등을 뜻하기도 한다. 우리는 가끔 이것 ‘.’을 글 옆에 찍어 주위를 환기시키고, 강조하여 주목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Punkt에서 t를 하나 빼면, Punk가 되는데, 누군가는 나태하고, 쾌락주의적인 상태, 혹은 불량배, 속된 말로 ‘좆된 상태’라는 뜻으로 사용하며, 음악의 한 사조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또다른 의미에서의 Punk는 부조리한 권력의 체제와 관습을 전복시키고, 인간의 주체적 삶을 영위하려는 하나의 삶의 태도이며, 정언명령이기도 하다.

독일어로 정언명령은 kategorischer Impelativ, 카테고리셔 임펠라티브라고 한다. 카테고리는 원래 동일 성질의 것이 속하는 부분을 가리키던 말이었으나, 일반적으로 가장 근본적이며 보편적인 개념형식을 가리킨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존재의 형식으로서 실체, 성질, 분량, 장소, 시간, 능동, 수동, 위치, 상태의 카테고리를 열거하였고, 칸트는 카테고리를 사유(思惟)의 형식으로서 분량, 성질, 관계, 양상을 열거하였다.

칸트가 말한 정언명령은 쾌락과 같은 감정의 상태 여부와 상관 없이 도법법칙 자체를 준수해야 한다는 의무에 자발적으로 따르는 것이다. 인간이 지닌 이성은 이성적 존재자(인간은 완전하게 이성적이지 않은, 이성과 감성을 지닌 2원론적인 존재)에게 그 이상의 근거가 없는, 무상명령(無上命令)을 내린다. 그것이 정언명령이며, 당연히 따라야 할 행위를 한 것이기에 쾌락의 여부와 상관이 없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일정한 목적이나 조건 아래에서 지키는 명령이 가언 명령이다.

가언 명령의 형식은 대개 “만약 (네가) 이러저러한 일을 성취하려면 이러저러한 행동을 하라” 는 것으로, 일정한 목적(심리적 목적)을 설정하고, 이 목적을 달성(성취)하려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관해 내려지는 명령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Punk를 불량배나 ‘좆된 상태’로 일컫고 조롱하는 것은 가언명령에 해당하게 된다. 하지만 펑크는 과연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펑크란, 앞서 말했다시피 부조리한 체제의 권력이나 관습을 전복 시키기위해 (정신적/물리적) 화염병을 던지기를 망설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x. “자 여러분 오늘 이야기 잘 들으셨나요? 씨발, 누구든 펑크를 건들면 좆 되는거예요. 아주 좆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