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어리 – 32

나는 일찍이 학업을 때려치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낯선 것들을 마주하고 쏘다니길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나를 보고 자극받은 어린 친구들이 학업을 그만두고 싶다고 조언을 구하며, 그 친구들의 부모님과 대면할 일이 종종 있었다.
나는 “너는 학교로 돌아가” 라 했다. 어린 친구들은 “왜 형은 그만 두었으면서 나를 지지해주지 않아?” 라며 내게 왕왕거렸다. “학교 다니면서도 충분히 다 할 수 있어. 네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고, 부모님께 잘 말씀 드리면 지지해주실거야” 라며 타일렀다. 친구들은 조금 시무룩한 표정이기도 했지만, 부모님과 다시 이야기 해보겠다며 결국 다들 돌아갔다. 그리고 열성적인 지지는 아니었지만, 부모님의 지원 아래 학업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을 했다. 언젠가 그 친구들이 내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학교 다닐거야?” 라 물었다.
이렇게 사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돌아간다 하더라도 나는 지금과 같은 선택을 다시 할 것이다.

그 순간 나는 깨닫게 되었다.
무엇이던 할 수 있는 사람만 하게 된다는 것을.

ㅡ 2014년 10월 17일, 맑은 하늘 밑에서 지나간 날을 기억 하였다.

 

 

 

“You can’t beat death but you can beat death in life, sometimes.”
“너는 운명대로 살아갈 수 있지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할 수도 있다”

ㅡ <The Laughing Heart> by Charles Bukows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