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인상에 반대한다는 글이 계속해서 타임라인에 보인다. 이 글을 읽고도 최저임금을 마치 사치품처럼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지속적인 수요가 있는 사업장은 반드시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을 보장해야하고, 하청이 아닌 직접고용을 우선 순위에 두어야하며, 하청사업장에 대한 근로조건은 원청에도 책임을 두어야한다. 최소한의 노동법조차 지킬 수 없는 사업장, 기본권을 보장해서는 운영 될 수 없는 사업장은 반드시 재편, 또는 퇴출 되어야하며, 퇴출된 사업장의 노동자는 생계를 보장받고, 다른 산업에 재투입될 수 있는 교육을 보장 받아야한다.
다시 말해 필수불가결한 수요가 있는 사업임에도 노동자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임금및 근로조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에 맞춰 고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최저임금인상 과정에서 자영업, 소규모 사업장의 재편에 대해 정부가 단순히 임금보장에서 그치지 않고, 사업장 컨설팅에 대한 지원을 해주어야한다 본다. 재편 이후에도 가능성이 낮은 사업장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퇴출하되, 다른 산업에 유입될 수 있는 지원을 마련해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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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을 지키지 않는 사업장에 경고와 페널티를, 페널티를 받고도 지속적으로 편법, 또는 불법이 적발되면 삼진아웃제를 통해 퇴출 시켜야 한다. 노동자만 사용자의 조건에 강제되고, 사용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노동법을 어기는 상황, 이런 불법적인 고용을 하는 사업장은 경제성장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ㅡ 2017년 7월 22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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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글:
한 남자가 아파트 난간에 매달려 에어컨 실외기를 들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 아슬아슬하다. 이 남자는 삼성전자서비스의 에어컨 수리기사다. 이렇게 일하다가 한 번은 난간에서 추락했다. 다행히 나무에 걸렸고 허벅지가 깊게 패이도록 찢어졌는데, 사장은 옷값 줄 터이니 수리를 마치고 들어오라고 했다.
남자는
이 사진을
동료들과의 카톡방에 올렸다.
다음 주에
여기에 또 수리하러 갈 건데
유서를 써서 주머니에 넣고 갈 거라고,
죽을 때 죽더라도
삼성이 어떻게 일을 시키는지
조목조목 적어서 남겨놓을 거라고 말했다.
이렇게 일하는 남자는
분급이라는 걸 받았다.
월급이나
연봉이 아니라
분급.
이동시간이나
수리 전후 준비시간,
상담시간 등을 모두 빼고
오직 수리하는데 걸린 시간만
칼같이 계산해
남자는 분급으로 225원을 받았다.
성수기가 지나면 한 달에 백만 원 손에 쥐기도 어려웠다. 비수기에 진 빚을 성수기에 번 돈으로 갚는 악순환. 남자는 악착같이 일해야 했다. 추석 명절이나 아내 출산 직전에도 수리콜을 처리하러 갔다. 처갓집에 얹혀살던 남자는 딸이 태어나던 날 “최종범 인생 끝, 최별로 새로 시작”이라면서 마음을 다잡았고, 신혼인 아내와 하나뿐인 딸을 생각하며 견뎠다.
그랬던 회사에 드디어 노조가 만들어졌다. 휴일도 밤도 없이, 건당수수료라는 불안정한 돈을 받고 일해야 했던 처지를 바꿔보자는 서비스 기사들의 뜻이 전국적으로 모였다. 남자는 희망을 가지고 누구보다 노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그 꿈도 잠시, 삼성전자서비스 본사는 노조가 만들어진 지점에서 일감을 빼기 시작했다. 노조가 없거나 약한 다른 지점으로 콜을 돌려버렸다. 노조를 해체하려는 공작이었다. 차츰 남자의 일감이 사라졌다. 일 없는 기사들이 회사 앞 공터에 쭈그려 앉아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는 일이 늘기 시작했다.
스산한 바람이 불던 10월 말의 어느날. 일년 365일 중에 340일을 일했던 남자가 처음으로 아무 말 없이 결근을 했다. 밤에 나타난 남자는 동료들과 막걸리를 한 잔 했고, 가장 마음에 맞는 동료 기사와 2차로 맥주를 마시러 갔다. 잔을 앞에 두고 남자는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노조가 생겼으니 잘 되겠지… 근로 기준법도 지켜지겠지. 그런데 비수기가 이제 시작인데… 눈 오기 전부터 이렇게 힘들어서야… 형들도 일감이 없고…” 남자는 계속 술잔을 붙잡고 울먹였다.
그날 늦은 밤, 아내에게 남자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는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하려고 이런 저런 말을 시켰다. 그러면서 종이에 119에 신고하라고 적어서 같은 집에 있던 친오빠에게 서둘러 건넸다. 별이를 바꿔달라던 남자는 아이의 숨소리만 듣고 전화를 끊었다. 잠시 뒤 위치추적이 된 곳으로 아내와 친오빠가 급하게 달려갔지만 남자는 그곳에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까지 연락이 끊겼던 남편은 – 고향 근처의 나무 아래에서 싸늘하게 식은 몸으로 발견되었다. 남자의 허벅지에는 난간에서 떨어졌을 때 찢어진 상처가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서른네 살, 갓 태어난 딸을 둔 신혼의 남자가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이 죽음을 우리는 자살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아니면 가해자가 정밀하게 감춰진 타살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생각은 자유지만 마치 같은 살인범이 거리를 배회하는 것처럼 비슷한 죽음이 또다시 일어났다. 먼저 죽었던 남자와 나이도 서른넷으로 같았고 죽음의 장소도 자신들이 수리 갈 때 몰고다니던 낡은 차 안이었다. 삼성전자의 서비스 기사가 또 한 번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그가 일하던 센터 역시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일감이 다른 곳으로 빼돌려지고 있었다.
두 번째 죽은 남자가 받은 마지막 월급은 41만원이었다.
작년부터 이런 죽음들을 전하는 기사를 보면서는 울컥하는 눈물을 삼킬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답답한 마음을 풀어준 하나의 소식이 들려왔다. 최종범씨의 딸 별이의 돌잔치 소식이었다. 딸의 첫 돌도 못 보고 아빠가 떠났지만, 그의 뜻을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별이의 돌잔치를 열어준 것이다. 쓸쓸하게 떠난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려는 사람들이 돌잔치 장소를 가득 채웠다. 엄마뿐만 아니라 모여 있던 사람들이 서로를 보면서 감동받고 눈물지었던 자리였다.
그 돌잔치는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었다. 죽은 사람에 대한 부채감을 가슴에 무겁게 담아놓던 사람들이 연대의 손길을 겹겹이 포개어 내놓은 자리였다. 뜻있는 변호사들이 평생 법률 지원을 약속했고, 한 출판사에서는 평생 별이에게 책을 무료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어느 지역의 여성농민회에서는 별이 가족에게 평생 유기농 쌀을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쌍용차 해고자 가족들이 잔치 장소를 섭외하고 음식을 만들었으며, 쌍용차 해고자들은 직접 나서서 돌상과 떡을 냈다. 이윤 추구에 눈이 멀어 자사 노동자들의 죽음도 모른척하는 삼성 같은 더러운 자본이 있는 이 사회에는, 여전히 인간성을 지키고 서로를 보듬어주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버티고 있다
최종범, 염호석. 두 분의 노동자가 죽고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싸웠으며, 결정적으로 전국 천여 명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 모여 노숙 농성을 한 결과로, 삼성은 반 걸음쯤 움직여 양보를 했다. 삼성이 변칙적인 방법으로나마 노조를 인정하고 협의를 하기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게 세상은 깨어있는 사람들의 실천에 의해, 그리고 먼저 떠난 사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잊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움직여간다.
누군가 죽어야 비로소 바뀌는 사회라는 것이 안타깝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하는 내각의 모습을 보면 세월호가 가라앉으며 수백 명이 죽었던 일도 이미 그들의 기억 속에는 사라지고 없는 것 같다. 죽어야 바뀐다는 것도 지독하지만 사람이 그렇게 죽어도 모른 척 밀고가는 권력을 보는 것은 더 섬뜩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 일상에서 밀려들어오는 걱정과 불안, 현란한 자극의 홍수에 맞서 그 먼저 간 사람들의 이름을 잃지 않기 위해 내 어지러운 내면과 싸워야 한다.
지난 주말 청계광장에 가니 기억을 놓지 않으려는 적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 촛불을 들고 있었다. 아무 언론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지만 누군가들은 그렇게 자신의 양심에 따라 분투하고 있다. 죽은 이들이 묻고 있다.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부끄러운 마음으로, 그 죽음들을 잊지 않기 위해 이 글을 썼다.
“별이 아빠는 별이를 버린 게 아니라 별이에게 좋은 세상을 주기 위해 선택한 것”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수리기사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종범 씨의 딸 별이가 첫돌을 맞았다.
최종범열사 대책위원회와 삼성전자서비스노조는 13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신수동 예수회센터에서 별이의 돌잔치를 열었다. 이날 돌잔치는 최종범씨의 죽음을 아쉬워하는 무거운 슬픔보다 별이의 첫돌을 축하하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열렸다.
돌잔치에는 아빠의 동료들을 비롯한 하객 200여명이 참석해 별이의 돌을 축하했다.
최씨의 부인이자 별이의 엄마인 이미희(30)씨는 농성장에 참가한지 10여일 만에 별이를 처음 만났다. 돌잔치가 진행되는 동안 이씨는 별이를 품에 안고 한시도 눈에서 떼지 못했다. 별이도 이씨 품에서 이씨의 얼굴을 만지며 즐겁게 웃었다.
색동옷을 입은 별이는 많은 하객과 몰려든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세례에 놀란 듯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돌잔치에서는 별이의 출생부터 지금까지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서 최씨는 막 태어난 별이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또 최씨와 이씨 사이에서 해맑게 웃는 별이의 모습도 영상에 비쳤다.
이어 축하 노래공연들이 이어지자 별이는 공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기도 하고 박자에 맞춰 손뼉도 치며 까르르 웃기도 했다. 즐거워하는 별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과 하객들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아빠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알 수 있게 좋은 세상을 만들어줄게”
최종범씨와 함께 천안센터에서 일했던 동료들은 “별이의 아빠가 되어주겠다”고 자처했다. 별이를 축하하기 위해 공연에 나선 최씨의 동료들은 고깔모자에 반짝거리는 망토를 입고, 노래를 부르고 편지를 읽었다. 이들은 공연을 위해 걸친 망토 아래에 삼성로고가 박힌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최씨가 생전 즐겨 불렀다는 ‘나는 나비’를 동료가 부르자 이씨는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눈물을 흘렸다. 이씨의 품에 안긴 별이는 엄마의 눈물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맑은 표정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듯 옹알거리기도 하고 박수를 치기도 하며 즐거워했다. 이 모습에 하객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있었다.
최씨의 동료들은 “천안의 아빠 동료들이 이제부터 모두 별이 아빠가 되기로 했습니다. 에어컨을 세상에서 제일 잘 고치는 아빠, 요리를 제일 잘 하는 아빠, 노래를 제일 잘 부르는 아빠, 모든 아빠들이 오늘 별이 첫 번째 생일을 축하해 주기기 위해 모였습니다”라며 “(별이)너는 절대 혼자가 아니며 어느 곳에 있든 우리 아빠들의 사랑이 늘 함께 하며 너를 지키고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 아빠가 얼마나 훌륭한 분이신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는지 설명해 줄 수 있도록 아름다운 세상 만들어 놓을게”라며 “차별 없이 열심히 일한 사람이 대접받는 정정당당한 사회 만들어 놓을게. 그리고 아빠 사랑이 부족하지 않았던 예쁘고 씩씩한 딸이 되도록 도와줄게”라고 다짐했다.
돌잡이 순서가 되자 별이에게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 있는 별이 앞에 실타래, 붓과 벼루, 마패, 그리고 다양한 재능을 의미하는 ‘오색방지’가 놓였다. 별이가 물건들을 훑어보다 단번에 붓을 집자 하객들은 박수를 치며 축하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천주교 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를 가라는 뜻이 아니라 지식과 지혜를 쌓아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 서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라며 덕담을 전했다.
“별이 아빠는 별이를 버린 게 아니라 별이에게 좋은 세상을 주기 위해 선택한 것”
이날 돌잔치에는 많은 시민사회 단체에서 덕담과 선물을 별이에게 전했다.
백기완 소장은 “할애비 이야기를 들어봐라”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백 소장은 “애비가 자기 노동의 결과를 찾으려 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며 “별이가 어서 커서 애비의 노동의 결과를 찾는 데 앞장서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나서 별모양이 달린 목걸이를 별이에게 선물했다. 별이는 선물 받은 목걸이를 손에 꼭 쥐고 웃어 보였다.
권영국 변호사는 “별이의 돌잔치를 하는 날이지만 노동권이 침해되는 현실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가지고 모였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자리는 별이 아버지처럼 부당한 탄압에 또 노동자가 쓰러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아울러 “별이 어머니에게도 위로가 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별이의 새로운 시작인 첫돌을 축하하는 행복한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축하했다.
오종렬 상임의장은 “돌잔치면 즐거운 자리여야 하는데 매우 막막한 심정”이라며 “별이가 잘 자라 행복해지려면 노동자들이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동 화백은 별이와 이씨의 크로키를 즉석에서 그려 주기도 했다.
엄마 이씨는 “모든 분들이 별이의 아빠가 되어 줘서 감사하다. 남편도 하늘에서 기쁘게 보고 있을 것 같다”며 “많은 응원에 저도 용기와 힘을 내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길벗한의사회는 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의료지원을, 녹색병원은 별이의 10년간 무료진료권을,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은 유기농 야채와 곡식 무료지원을 약속하는 등 별이를 축하하는 선물을 각계에서 보내왔다
P.S
삼성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추가하면
국산 백색 가전 가격에는
10% 전후의
AS 처리비가 구매할 때부터 포함되어 있지요
그런데
실제 AS 센터로는 3.5%만 지급이 되고
나머지는 지들이, 대기업 원청이 먹어버립니다
그러니
당연히 원청 기업이 매를맞아야죠
(송호용님 댓글 공유했음)
그리고
또
하나
한나래님 댓글 입니다
서비스 센터 직원들의 고충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고객평가를 항상 10점만점에 10점을 부탁드린다고 할때마다 왜저러나 싶었는데 고객평가가 8점만되도 본사에서 전화오고 월급도 깍인다고 합니다.
건수계산도 50건, 100건, 200건 이상 추가지급 준다고 정해놓고 198건이면 돈안주려 더이상 콜을 안준다고도 합니다. 참 어이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