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구하라, 그리고 로타 사진 작가에 대한 함영준씨의 비판에 대해 유감

함영준: [문화비평] 로타 사진 유감, 순수하다고? 수상하다고!

 

설리, 구하라, 그리고 로타 사진 작가에 대한 함영준씨의 비판에 대해 유감:

멀리 나가신 의견. 페미니즘이 언제부터 ‘자기성결정권, 또는 성적자기결정권, Sexual self-determination’을 불인정했는가 되묻고 싶다. 최소 구글에서 ‘Lorita on feminism’이라도 검색해보셨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시기엔 너무 바쁘신 듯하다. 페미니즘은 각 노선에 따라 섹시즘에 대한 비판을 하기도 하며, 어떤 노선은 ‘Sex-positive’를 말하기도 한다. 또한 페미니즘은 주체가 자율적으로 발화하는 자기성결정권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나 긍정적으로도 다룬 적이 없다. 개인의 자기성결정권에 타인이 관여하는 그 자체가 페미니즘의 가치에 반하기 때문.

차라리 섹시즘에 대한 비판이었다면, 부분적으로 생각할 여지가 생겼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비판은 본인들이 누리고 있는 문화적, 예술적 가치에만 면책권을 주는 이율배반이 되지는 않은가? 적어도 자기성결정권을 주체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설리와 구하라에게 압박을 가하진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로타를 비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설리와 구하라에게 ‘관종’이라느니 따위의 모욕을 하고, 사진을 내리게 압박을 가했다. 설리가 자율적으로 주체가 되는 행동을 했음도. (집단 안에서 한 개인이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계도적인 폭력에 가깝다)

사실 설리의 티셔츠 사진은 논란거리도 안되지만, 굳이 한국 정서를 고려한다면, 레즈비언 논란이 있었으면 모를까. 존슨즈 베이비 오일 광고 사진에서 서로에게 성적 제스쳐도 아닌, 그저 전방을 함께 쳐다본다는 이유만으로 수동적이라고 단정 내리는 근거는 무엇일까. 게다가 ‘존슨즈 베이비 오일’은 사용자가 거의 여성이고, 광고도 여성을 상대로 하는데. 구글에서 존슨즈 베이비 오일을 7페이지까지 검색해본 결과, 현재 이 논란을 공유하는 페이지들과 단 한개의 남성 중심의 매거진에서 모터바이크에 존슨즈 베이비 오일을 써서 망가트려 곤란했다는 기사를 제외하고, 모두 맘스다이어리, 레이디경향, 82쿡, 여성매거진에서 다루고 있는데도 설리, 구하라, 그리고 로타 작가의 존슨즈 베이비 오일 광고를 로리타와 연관짓는 분들의 성적 취향이 궁금할 정도. 존슨즈 베이비 오일의 이 광고사진은 남성들을 향한 광고도, 제품도 아닌데.

정두리씨의 80년대 일본도색잡지 카피판이라고 할 수 있는 ‘젖은잡지’는 되고, 설리와 구하라, 그리고 로타 작가의 존슨즈 베이비 오일 광고는 왜 안된단 말인가? 그 기준은 너무나도 자의적이지 않은가?

페미니즘을 재생산 하고 계시거나 한류에 맞춰 K-Feminism이라도 개척하고 계신 것 같다. 아니면 존슨즈 베이비 오일이 무슨 제품인지 전혀 모르시거나.

존슨즈 베이비 광고들:



뉴욕에서 여성페미니스트들이 공원에서 토플리스 책읽기 모임 한지 벌써 6년이 지났고, 토플리스 프라이드 퍼레이드도 3년차.. 대체 한국은 20세기 초반 신여성이라도 소환하려는걸까: https://www.youtube.com/watch?v=6ZY2e6UYIIg

혹시나 한국에서는 남성들이 여성들을 성적 대상화하기 때문에 안된다 말씀하시는 분들께 지금 뉴욕에서도 그 지점을 항의하기 위해서 여성들이 토플리스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다. 참고로 뉴욕시의 법에 따르면, 남성은 완전한 상의 탈의가 가능하지만, 여성은 금지되어 있다.

결국엔 이런 관점이야말로 타인의 욕망까지 본인의 기준에 맞춰 검열하려는 편집증, 혹은 모든 것을 성적인 것과 연관 짓는 도착증이다. 소위 말하는 꼰대.

+ 별개로 나는 로타작가의 작업에 큰 흥미를 못 느낀다.

++ 로리타는 곧 소아성애로 이어진다고 하는 주장은 60년대 메카시즘의 광풍이 불던 당시, 게이트 이론으로 대마에 대해 엄격히 통제를 주장하던 공화주의자들과 하등 다를바 없다. 게이트 이론은 허구로 밝혀졌고, 2016년 오늘 한국에서는 게이트 이론을 주장하는 ‘넷페미’들이 있다.

+++ 이쯤에서 루쉰의 글을 나누지 않을 수가 없네요. 루쉰이 찬사?!한 중국인들과 꼭 같은 얼굴의 한국인들.

“반팔만 봐도 하얀 윗팔을 상상하고,
곧 나체를 상상하고,
곧 성기를 상상하고,
곧 성교를 상상하고,
곧 난교를 상상하고,
곧 사생아를 상상한다.
중국인의 상상력은 이 분야에서 만큼은 이렇게 약진적이다.”
ㅡ 루쉰, 1927년, <소잡감> 중에서

 

 

ㅡ 2016년 9월 3일 오후 10시 44분, 진보 꼰대들과 음흉한 넷페미들에게 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