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워마드가 끝이 아닐거라고 이야기를 계속해서 해왔고.. 워마드 이전에도 워마드가 나타날 것을 우려 해왔고…..
메갤의 반여성주의를 용인하면서 페미니즘을 외치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을 뿐이다. 꼭 이런 일이 터져야만 자성의 목소리를 낼건가. 아니 자성도 아니고, 사실은 “그건 내 잘못이 아니야” 정도의 발뺌. 뭐, 명예훼손, 모욕죄 이런 수준이 아니라 기어코 누가 정말 이런 집단 폭력에 희생 당하고, 메갤의 누군가가 수갑 차야지만 변화를 해야한다고 말하시려나. 정말 2016년판 폭스파이어라도 찍겠단 말인가.
메갤을 부정하자는 것도 아니고, 메갤이 조금 더 조직화된 운동을 하기 위해 비판을 받아들이고, 자성하고, 학습하고, 조직하자고 하는 것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면, 실수로 떨어트린 아이스크림을 보고 바닥에 널부러져 우는 아이 같아 안쓰러워 보일 뿐이다.
솔직히 메갤 통해서 페미니즘을 접근하게 된 사람이 많은데는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오히려 페미니즘을 곡해하고 편리대로 해석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유아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마치 정의를 구현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고취시키는 사람들을 보면, 예전에는 측은했지만, 지금은 한심하다. 투쟁에 대한 인식이 조금도 없다. 나의 고충을 들어줄 사람만 찾고, 나를 보다 낫게 대해줄 사람을, 그런 구원자만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내일이 있겠는가? 답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메갤의 반여성주의에 대해 다분히 의도적으로 일체 비판을 하지 않은 젠더학 연구자 선생님들께 “대체 왜 그러셨어요?” 하고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