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마힌드라, 이효리, 노동운동

 

 

나는 이 사진에서 참담함이 보인다. 마치 노예가 주인에게 온정을, 자비를 호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며, 동시에 한국 운동의 비참한 현실을 생각했다. 마힌드라가 초국적기업이기에 ‘인도의 가치와 온정을 보여달라’가 가져오는 아이러니 또한 존재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트윗은 내게 불편하다. 과연 인도인에게 무엇인가 호소하기 위해 굳이 요가 사진을 보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이효리가 노동자들에게 연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도의 순수함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유럽에서 非아시아권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은 내게 “North or South?”라는 질문을 늘 던져왔다. 이 질문이 지겨워질즈음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한참 모든 이의 귓가를 맴돌았다. 덕분에 나는 “South”라는 대답을 함과 동시에 “Wow, Gangnam style!”이라는 말을 항상 들어야 했다.

 

이효리의 트윗 이야기 하다 말고 갑자기 풀어놓는 나의 경험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지 못해도 된다. 이에 대해 ‘무엇이 옳다 그르다’라며 정의 내리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저 고이즈미에 대한 한 일화를 소개해볼까 한다.

 

 

스파게티! 마카로니! 소피아 로렌!(スパゲティ、マカロニ、ソフィア・ローレン!)

 

2005년, 미국, 조지아 주, 씨-아일랜드에서 개최된 제 30회 G8 회담에 참가한 고이즈미 총리는 6월 9일 기념 촬영 당시, 이탈리아 수상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에게 “스파게티! 마카로니! 소피아 로렌!”이라고 외치는 기행을 벌였다고 한다.

 

이에 베를루스코니는 기가 막혀했고, 기자단으로부터는 “Shame on You! (부끄러운줄 알아라)”라는 항의까지 나왔는데, 고이즈미 그는 이에 대해 “땡큐! (サンキュー!)”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또한 非한국인들이 강남스타일을 소비하는 지점과 非인도인들이 요가를 소비하는 지점은 정말로 정확히 일치한다. ‘나는 타 문화를 배척하지 않는다’라는 도덕적 우월의식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유행에 뒤지지 않는 쿨한 소비재이기 때문.

 

‘유스 오브 투데이’의 보컬이 뉴욕에서 요가 마스터를 하고 있는 것도 북미 백인 중산층의 가치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 본의가 어땠든 말이다. 베를린도 뉴욕과 같은 분위기인데, 베를린에서는 ㅡ 백인 중산층의 가치만이 철저히 투영된 ㅡ Weinmeisterstr. 같이 힙스터들이 판치는 곳들에서 인도 이미지를 심어 광고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미로 “Fuck Yoga”라 그래피티 하는 운동이 생겼을 정도. 솔직히 내게는 그 이상으로 요가 자체가 쿨하다는 느낌이 없다. 서구 관점에서의 오리엔탈리즘 중 하나일뿐. 요가가 건강한 신체를 갖게 하는 것이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2015년 1월, 지금 요가가 소비되는 지점은 거기에 있다.

 

최근에는 서구 백인 중산층의 문화 중 피클 문화가 김치로 전이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김치 쪼가리 몇개 집어 먹으면서 마치 문화적 우월의식을 느끼는데는 답이 없다. 물론 김치는 맛있고, 친구들과 종종 ‘덤스터 다이빙’한 채소들로 담가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