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새해캠핑 / #인터뷰 / #글쓰기 / #이런씨1발
+ 영화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기 때문에 음악은 자신들의 미제 승냥이 나라가 스러지길 간절히 기도하는 크러스트 밴드 Catharsis의 Arsonist’s prayer, 방화범의 기도가 되겠다.
x. 오늘 아니면, 내일 브란덴부르그 농장 콜렉티브로 친구들과 캠핑간다. 사나흘 머물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계획. 오늘 아침 두번째로 베를린에 눈이 내렸고, 현재 기온 영하 5도. 사람들이 많이 오면 오두막 밖, 텐트에서 자야한다는데, 서로 끌어안고 자면 따뜻할거라했지만, 아직 침낭을 못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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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방금전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화 <The Interview> 를 봤다. 사이버 테러로 인해 영화 개봉이 취소 되었고, 많은 손실을 봤다지만, dvd 판매실적이 영화 개봉 수익의 5배는 된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는 어땠냐고?
북한을 다루는데 정치가 빠져있는 통속적인 블랙 코메디와 할리우드 캐릭터의 영화. 섹스와 더러운 농담들을 즐기는 것이야 괜찮다. 또한 어설픈 발음의 북한 연기자 또한 괜찮다. 그게 미국식 자유주의가 바라보는 북한의 모습이니까, 이 영화를 통해 북한을 보기보다 미국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하지만, 몇몇 불쾌한 인종차별적 유머들에서는 웃고 싶지 않았다.
어떤게 인종차별적이었냐고?
다른 요소들을 제치고 단연 개고기 식문화에 대한 부분이다. 나는 왜 한국 문화에 대해 이야기만 시작하면 개고기 식문화 이야기를 꺼내는 이해할 수가 없다. 한국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으면서 마치 한국 문화를 아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개고기를 먹거나 먹었던 나라들은 어떤 나라들이 있을까?
아프리카(카메룬, 콩고공화국, 가나, 리이베리아, 나이지리아, 모로코), 아메리카(캐나다, 고대 멕시코, 미국, 미국 원주민), 호주, 극지방, 아시아/태평양(중국본토, 홍콩,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뉴질랜드, 필리핀, 폴리네시아, 태국, 동티모르,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유럽(영국과 아일랜드, 벨기에,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스위스) 등으로 아주 많다.
그럼 대체 한국 식문화에 개고기를 결부시키는게 왜 문제가 되냐고?
첫째, 실제로 먹는 사람이 적다. 젊은 세대일수록 중심으로 먹지 않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확산되어 있고, 점차 확산 되어가고 있다.
아니라고? 당신 혹은 당신 주위에서는 먹는데, 왜 소수로 한정시키냐고? 한번 생각해보자.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알겠지만, 개고기를 먹으려면 주변에 있는 시장이나 식당, 백화점 등에서 구할 수가 없다. 이유인 즉, 사육이나 도살 방식에서 동물 학대 논란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서울시는 84년부터 보신탕을 혐오식품이라 하여 판매를 금지시킨 상태이다. 따라서 특별히 취급하는 곳을 가지 않으면 구경도 하기 어렵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에 끼니를 때우기 위해 먹던 환경과 달리 오늘의 한국에서는 더이상 필요 없을 정도로 더 싸고, 위생적인 육식 문화가 널려있다. 때문에 매우 비싸기도 한 음식을 굳이 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지금의 20대에게 비싼 개고기는 사실 사치에 가깝다.
둘째, 개고기 식문화에 대한 시각. 대개 이러한 것은 서구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일었고, 개고기 식용이 야만적인 문화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는 이야기를 하진 않지만, “너네 개고기 먹는 야만적인 문화가 남아있다며?” 이런 셈이다. 우리는 물론이고, 그 서구인들도 ‘고급음식’ 푸아그라를 먹기 위해 거위 입을 강제로 벌려 파이프로 음식물과 물을 과다 주입하는 학대에 대해 야만적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지 않는가?
물론 한국의 전통 식문화인 개고기에 대해 다른 시선들도 존재한다. 오히려 새로운 문화이기 때문에 상당히 낯설고 어려워하면서도 접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또한 개고기 먹어본 경험이 있다. 뭔지 모르고 먹었던 경험과 직장 생활을 하면서 거부할 수 없는 그 상황의 사회적 통념과 동료들의 압박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단 두 차례에 불과한 경험이지만, 개 도살의 잔혹함이나 위생문제를 떠나 개고기 식문화가 내게 더이상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고기 자체를 야만스럽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에는 더욱 반대한다. 소수민족의 전통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이 서구문명의 관점으로만 타문화를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논란과 함께 기준이 강화되면서 굳이 먹고자 애쓰지 않겠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연스레 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일단 캠핑 갔다와서 영화를 다시 본 뒤에 (칼을 들고) 키보드 앞에서 해체 해볼 생각이다. 앞서 말했던 정치가 결여된 정치 풍자 영화 <The Interview> 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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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애초에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기 때문에 평소 글을 잘 써보려 노력 하면서도 왜 이렇게 못 쓰는 글을 길게 쓸까 고민을 종종 해왔다. 그래서 너님 읽기 편하라고. 문단을 짧게 짧게 여러개로 나누어 보았다.
읽는 대상을 생각하며 글 쓰는 기술들에 대한 글들도 읽었는데, ‘음, 그렇게 해야지 읽는 사람이 오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근데 그렇게 하면 쓰는 내가 재미 없잖아. 내가 쓰고 싶은건 미로 같은 글인걸?’ 하면서 그렇게 쓰지 않으려고 해왔던게 사실이다. 그런 글들은 대개 빨리 읽히지만,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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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요 며칠 하루가 길어졌다.
깨어있는 시간이 하루 20시간~ 22시간 정도 되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대신 술을 쉬며, 글을 읽고 앞으로 번역할 글들을 정리했다. 곧 새해가 된다니 미뤄두었던 것들을 다시 본다 생각하니 괜찮은 시간이었다. 중간에 음악도 조금 정리를 하면서 90년대 음악들을 들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벌써 복도에는 발소리가 들렸고, ‘오늘은 애들 일찍 깼네..’ 하면서 가만히 화면 속을 들여다보던 나는 화들짝 놀라 급히 음악을 끄려했다.
요즘 친구들이 부쩍 내가 외로워 보이는지 자꾸 챙겨주려고 하는데, 아까 듣던 음악이 무려 Nirvana의 Smells like teen spirits… 나 또 외로움에 사무치며 grunge boy로 밤을 샜을거라 생각할거 생각하니 아…… 부끄러워 미치겠다. 엊그제 내가 ego kitchen에서 혼자 파전을 부칠 때 갑자기 Shiva가 들어와서 날 보더니 “부끄러워 하지마” 라며 방긋 웃었다. 나는 미소로 화답하면서도 ‘아니 내가 부끄러운게 아니고, 지금 파전이 탄단 말이다! 나의 파전이 탄단말이다!’ 를 외치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아 민주가 또 외로움에 사무쳐하며 밤새 Smells like teen spirits를 혼자 듣고 있구나’ 라고 생각할지 모를 친구들을 생각하니 비명을 지르고 싶다.
바로 꺼졌으면 더 좋았을텐데, 3주째 켜놓은 컴퓨터가 갑자기 버벅거리면서 다음 노래로 넘어갔다. 다음 노래는 무려 Smashing Pumpkins의 1979. 그래서 너무 당황한 나머지 오디오 잭을 뽑아버렸다. 그게 뭐 어쨌냐고? Smashing Pumpkins의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Billy Cogan은 1996년의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욕이 올라 안절부절못할 시기인데
어딘지 모를 빌어먹을 곳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죠.” ㅡ 96년, Billy Cogan
나 한마디 외친다. “이런 씨1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