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키에 반만 하던 때에 나는 영화들을 통해 세계를 배웠다. 나는 거기에 평등 따위가 있을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건 진짜가 아니라고 했었다. 그렇게 나는 삶과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종종 아버지가 내 따귀를 때리던 날들이 그립다. 왜냐면 그 때 두려웠던건 오로지 아버지와 나의 실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내가 두렵다. 이제 나는 저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 때문에. 나는 한국에서 ‘토요명화’ 와 ‘주말의 명화’ 들을 보고 자랐다. 지금 그 때를 기억한다, 나는 영화들을 너무 사랑했고, 이 시그널 음악을 들을 때면 조용히 눈을 감았다는걸. 아무도 들을 수 없는 전쟁이 내 마음 속에 있었다.
ㅡ 2012년 어느 겨울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