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난 산업의 노동자, 그리고 차세대 산업, 함께 운명하는 공동체

 

1900년대 초반에 자동차들이 대거 등장하자 유럽에서는 마차 마부, 말똥치우는 노동자들과 노동조합들이 대거 들고 일어나 택시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또 당대 지식인들은 유럽을 단 며칠내로 여행할 수 있는 기차의 속도를 창 밖 풍경이 뒤로 지나가는 것을 보며 이 속도가 정신병을 가져올 수 있다고 염려 하기도 하였다.

사진관이라는 산업이 사장되는 것에 사실에 나는 적극 동의한다. 그 때문에 정부가 단지 연금보험, 의료보험, 실업보험, 산재보험, 수발보험을 중심으로하는 복지를 확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장되는 산업, 기술의 진보에서 뒤쳐진의 노동자가 다음 세대 노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웨덴 말뫼의 조선소 코쿰스의 크레인들이 단 1달러에 한국에 팔렸고, 그 운송비용은 220억이었다. 당시 스웨덴 국영방송은 장송곡을 틀면서 ‘말뫼의 눈물’이라는 방송을 내보냈는데, 실제로 말뫼의 노동자들 대부분이 코쿰스에서 일하였고, 때문에 코쿰스의 매각은 도시 전체로 경기침체를 가져왔고, 파산한 산업도시는 마치 죽은 사회를 연상케했다. 이후 조선업 연명을 위해 투입하던 돈을 과감하게 신재생에너지와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차세대 산업에 투입하였다.

말뫼 시는 코쿰스의 노동자들에게 강도 높은 실업급여를 지급하면서 새로운 산업의 노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교육에 투자를 했다. 이후 말뫼는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스웨덴에서 가장 유명한 인디음악의 도시가 되었다.

코쿰스의 매각과 맞물린 경제침체는 스웨덴의 보수정당이 강세를 보이게 하면서 흔히들 알고 있는 사민주의-복지국가, 시쳇말로 초좌파 국가의 면모답지않게 신자유주의를 적극 수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스웨덴은 신자유주의를 단지 수용하는 것에서 그치지않고, 밀려난 산업의 노동자에게 강력한 실업급여는 물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다시 이들을 재교육해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교육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교육청의 교사 지침서에서도 이에 대한 서술이 있을정도. 단, 이 보수정당의 신자유주의 드라이브에 대한 비판 또한 매우 거세다.

기술적 진보와 함께 사회의 구조도 첨예한 속도로 변화한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구다. 어떤 산업이 사장되면서 이들이 사회의 낙오자로 전락하면 그에 따라 시장의 소비 또한 위축되기 마련이다.

98년 IMF 당시, 한국 사회는 해고되어 갈 길을 잃은 수 많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살자가 42퍼센트나 폭증하였고,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자살자가 많은 시대를 맞이했다. 2003년 이후로 자살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사회 그 자체가 마치 살인기계와 다름 없어져 버린 것이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는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의 가치에 따라 국가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후퇴한 산업의 노동자들이 공멸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성해야한다. 노동자가 소외된 사회는 결국 시장의 소비심리도 함께 위축되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ㅡ 2017년 7월 15일,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