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달 전, 향수를 선물 받았다. 강한 인상 때문일까 나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난 향수들은 가볍고, 산뜻한 것들을 선호하던 차에 이번에는 따뜻한 향을 갖고 싶었다. 선물받은 향수는 여자향수인데, 평소 좋다 생각하던 향이라 뭔가 마음을 들켰다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평소 파티에서도 게이 친구들이 날 좋아해주는 편이었는데, 어느새부턴가 좋아해주는 친구들이 급격히 늘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의아스러웠지만, 그 마음을 물을 수는 없는거니까.
일주일 전, 새로운 색의 향수를 구입했다.
그리고 오늘 집을 나오다 선물 받은 향수 광고를 보았다.
그렇게 모든 궁금증이 풀렸다. 내가 옆에 두고 싶던 향을 내가 갖어버리면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올해의 여자 향수, XXY’
ㅡ 2016년 10월 13일, 오후 7시 5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