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만 기사가 몇개 된다. 지난 슬로우뉴스 기사에 정식반론은 없었고, 논점과 관계없는 인신공격성의 비난만 받았다. 반론과 보론을 통해 차근차근 말해주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말이 갈 길을 못 찾고 주저 앉았다. 그래서 요즘은 할 말을 꾹꾹 누르며 지낸다. 이러면 다치게 되는 줄 알면서도 그 한마디의 무게가 크다는걸 잊어서는 안 되니까, 속으로 되내이고, 또 되내인다. 기사를 쓰고, 비판도 아닌 비난을 한아름 받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아직 송고조차 하지 않은 기사를 벌써부터 가로 막는 사람들이 있다. 글을 쓰지 말라고 하니 그럼 무엇을 해야할까.
‘베를린 정당별 선거 공약’, ‘백인에 의한 중국인사 “니 하오”가 인종차별이 될 수 있는가’, ‘존슨즈 베이비 오일 사태를 지켜보면서 소개하고 싶은 스웨덴의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Konstnären Carolina Falkholt의 중등학교 외벽 보지페인팅과 올림픽 이란 중계방송, 그리고 아방가르드’, ‘다자간연애’, ‘Octave One Live’, ‘CSD Klubnacht’, ‘OSTGUT TON NACHT’, ‘Fur Friend’, ‘Cure에서 2Pac을 지나 Solomun까지’, ‘Love Parade, Fuck Parade’, ‘Zug der Liebe’ 따위의 이야기들.
그런 일이 왕왕 생기다보니 요즘은 외출 후, 집에 도착해 자기 방서조차 어리둥절 못 올 곳이라도 온 마냥 갸웃거리곤 쇼파에 겨우 몸을 뉘인다. 이러고 지내면 안 되는줄 알면서도.
뭐든지 편리하게 소진하고, 편리하게 잊는 우리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아.. 인스턴트 세대여, 빌어먹을 등가교환이여..! 우리는 우리 없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지.
아무튼 여러분들 편리한대로 하세요. 비록 그 방향 잃은 분노들을 보며 속상해야 하는 일은 제 몫이지만.
+ 아, 깜박했는데, 내년 6월 Full Moon에 맞춰 베를린 근교에서 열리는 500명 규모의 언더그라운드 페스티발 기획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1871년 프로이센-독일의 빌헬름 프리드리히 루드빅이 프랑스 군대를 격파하고 1873년에 지은 요새에서 열릴 계획이고, 작은 길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물길로 막혀있는 곳이죠. 참여를 희망하시는 작가, 뮤지션들은 제게 메세지를 주시면, 함께 할 수 있도록 일을 만들어볼게요.
++ 그리고 요즘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AUxaiaVGNFdEyvxgJANTNg
ㅡ 2016년 8월 25일 오후 3시 38분,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