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프리다,
네게 편지를 쓰는 일은 정말 오랜만이구나.
내 생각에 그 이유는 우리가 서로 만나길, 그리고 서로 대화하길 보다 많이 즐겼기 때문일거라 생각해.
내게 지난 겨울은 동굴 속을 걷는 것 마냥 너무 길고, 어두웠어.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칠흑같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그저 놓여진 한가지 길을 따라가야하는 것처럼..
하지만, 겨울은 곧 끝날거야. 그리고 봄이 우리를 다시 미소짓게 하겠지.
프리다, 나는 왜, 그리고 얼마나 너가 결혼을 걱정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어.
하지만, 혼자 걱정하지마. 프리다, 내가 나의 최선으로 너와 함께 할게.
어떤 날, 우리가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나는 널 혼자 내버려두지 않을거야.
친구로서, 그리고 인생의 동반자로서, 네가 원하는 순간까지 너와 함께 할거야.
지금까지 내 삶은 지독히 힘들고, 어두웠어. 내가 병원에서 있었던 일, 정치적인 것들, 너도 그 이야기들 잘 알거야. 어둠 속에 혼자 갇혀있지만, 눈물조차 보여서는 안 되었고, 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던 시간들.
나는 내 삶은 끝났다고 생각했어. 한 사람으로의 인생이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 생각했어. 내 인생은 마구 난도질 당한 채, 아무도 가까이 가길 꺼려하는 시궁창에 쳐박혀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나의 외침은 아무도 들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
난 <어떤 이의 일생>이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갑자기 내 결정 없이는 그 무엇도 내 인생을 끝장낼 수 없다는걸 깨달았지.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이 어둡고, 추운 동굴을 걷되, 출구를 향해 걷는 것이라고,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어.
내가 앞으로 더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즐길 것이라고 네게 약속할게.
그러니 네가 슬프고, 힘들 때, 언제든 내게 오길 주저하질 말아줘.
네가 슬프고, 힘들다며, 내게 찾아와서 웅크릴 때, 정말로 고마웠어.
왜냐면 그 의미는 네게 나는 편안한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적어도 화나는 사람은 아니겠지.
내 방은 언제나 네게 열려있어.
그리고 너와 함께 어떤 것들을 하고 싶어.
여행, 수영, 그리고 호수 옆에서 와인을 드는 일.
내게 그런 기회를 줄래?
겨울은 곧 끝날거야. 봄이 오고 있어..
그 전에 내가 지금보다 어렸을 때, 좋아하던 노래를 듣고 싶네.
너도 이 노래를 즐기곤 했니? 나 오늘밤에 너랑 이 곡을 듣고 싶어.
Eliott Smith – Between the bar.
너의 민주가..
ㅡ 2016년 3월 21일, 이른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