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어리 – 75

나의 절망을 확인하고 싶었다.
밤새도록 마신 술과 밤새도록 내린 비로는 아무 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나의 절망을 확인하고 싶어 쓰디쓴 술을 벌컥벌컥.
그러나 아무 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싱크대로 걸었다.
물을 틀고, 발 뒤꿈치를 올리고.

 

나는 절망을 보았다.

 

 

ㅡ 2008년 9월 9일, 맑고, 흐리다가 비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