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는거 그만하고 싶다. 아침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만들고, 자전거 타고 호수로, 따사로운 햇살과 흠뻑 젖은 머리칼로 와인을 들고서 노을을 옆에 끼고 집 근처 철도 위 다리로. 손을 꼭 잡은 채 돌아와, 푹 꺼진 카우치로 돌아와, 몸을 포개고선 수 없이 보았던 영화 <조찬클럽>. 창 밖으로 쌀쌀한 바람이 보이고, 별이 들려온다. 두 눈을 감고, 일렁이는 초를 흠향하고, 마른 물 비릿내를 맛본다. 바르르 떨리는 입술을 맛본다. 너는 벌써 풀벌레 소리를 내고 있다. 소나기 한번 쏟아지면 바랄게 없으련만.
..퀘퀘한 방 구석 쳐박힌 자전거 먼저.
ㅡ 2015년 6월 30일, 9시 40분의 저녁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