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범의 기도.
월요일, 카타르시스와의 만남은 아직도 강렬하다. 친구들로부터 좋은 메세지도 받았고, 비를 맞으며 달리는 자전거가 바닥에 나뒹굴며 턱이 찢어졌다. 친구들 여럿이 내 방을 수시로 드나들며 내 턱을 들춰보고선 “고 하스피탈! 프리스, 스티취-아웃!” 을 외치던 녀석들도 제풀에 지쳤는지 연신 안아주기만 한다.
다시 카타르시스, 그 짧은 만남 속에서 나는 뚜렸히 보았다. 나 또한 그들의 노래 ‘방화범의 기도문’ 과 같은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고, 그들이 CrimethInc를 통해서 이야기 하는 만큼 나는 내 위치에서 해나갈 것이다. 언젠가 또 만나겠지. 기약 없는 만남을 기대하는건 고독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 만남을 값지게 하기 위해서는 그 고독함이 필요하다.
ㅡ 2014년 9월 5일. 찢어진 턱, 오후 4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