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권리: 매갤과 데이트 폭력 사태를 목도하면서

These women are going topless — but it’s for a good reason!Here are the nipples so scandalizing that Facebook won’t let us show them to you.(To see the uncensored version, click here: http://bit.ly/1J9im8S)#FreeTheNipple

Posted by Mic on 2015년 5월 12일 화요일

 

 

매갤이나 데이트 폭력에 대한 글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나는 한국을 떠나 베를린에서 산지 5년이 되어 실제로 한국의 온도를 잘 느끼기 어렵다. 또한 최근 바빴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되었음으로 그와 관련된 포스팅은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아 섣불리 동의하거나 반대하고 싶지 않다.

 

여성을 단지 ‘피해자로서만’ 상정하는 것은 여성권리 회복에 큰 전환을 가져올 수 없다. 이 것은 여성이 피해자가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여성권리를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가 주체의식을 갖고 권리를 행사해야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군복무에 대한 문제는 다른 각도도 고려해야하지만, 독일의 여성들은 본인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군복무를 자원했고, 굴뚝청소부, 전기공, 배관공 등의 육체노동에도 전방위적으로 참여하며, 여성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주장했고, 이를 토대로 독일 사회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68 때부터는 이와 함께 이전 세대의 전쟁범죄및 관습적 부조리를 질타하기도 했다.

 

“BECAUSE we are angry at a society that tells us Girl = Dumb, Girl = Bad, Girl = Weak.

왜냐하면, 우리는 그러한 것들이 ‘소녀는 멍청하고, 소녀는 질이 떨어지며,  소녀는 약하다’ 라고 규정하는 편견에 맞서 사회에 분노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ㅡ 3세대 페미니즘의 기폭제였던 Riot Grrrl 무브먼트의 Riot Grrrl 선언문 중

 

또한 스페인 내전에 참여한 여성 아나키스트들은 남성 아나키스트들이 여성 아나키스트들의 육체적 조건 때문에 자원보급, 식량조달 등 후방에 배치하려 했으나 여성 아나키스트들은 “우리도 전방에서 총을 들고 파시스트들과 싸우다 죽겠다.”라 외치고, “파시스트가 무서운 겁쟁이 남자들은 후방에 가라!”고 외치며 최전선에 총을 들고 뛰어들었다.

 

이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한 남성이라면 여성이 무엇을 해야할지 먼저 이야기 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유인 즉, 한국 여성을 데이트 비용을 적게 내고, 사치를 즐기며, 혼수에서 그리고 결혼 이후에도 남성의 부를 착취하는 파렴치로 몰아서는 안된다. 한국은 여성이 남성보다 40퍼센트 적은 임금을 받고 있고, 출산 이후에는 퇴직을 강요 받기 때문이다. 한국은 사실상 남성이 경제를 독점하고 있는 사회다. 흔히들 좋은 미덕으로 사랑하는 친구가 빈 주머니에 고민하고 있을 때 내가 한잔 사는 것, 또는 내가 힘겨울 때 친구가 나를 돕는 것, 짧게 말해 가진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가 된다.

 

참고로 뉴욕에서는 여성들이 공원 등의 공공장소에서 토플리스 책읽기 모임을 시작한지 5년은 지났다.

 

+ 데이트 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한마디만 하고 싶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해야하는 일은 도착증적으로 지난 죄를 찾아 누군가를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따라서 가해자의 잘못을 묻되, 가해자를 매장한다는 식의 접근은 폭력에 대한 또다른 폭력일 뿐이다.

 

++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피해자로서의 여성이 권리주체를 스스로 행사하는 여성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여성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로 길들여지고 있는 상황이 실제로 여성의 권리를 쟁취를 가로 막고 있습니다. 피해자로서가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 별개의 이야기 한마디만 더 할게요. 이번 사건으로 서로 물고 뜯고, 친구를 하네 마네, 페이스북 친구를 끊었다 안 끊었다 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저는 관련해서 포스팅을 한 적도 댓글을 단 적도 없는데 왜 끊으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퍽이나 여성혐오가 사라지고, 당신들이 말하는 올바른 페미니즘이 사회에 정착하겠습니다?! 동네 친구들끼리 “역시 내 친구가 옳아, 저 놈이 틀려. 저 놈이랑 상대도 말자” 하는 정도의 태도로 논의해서 사회를 바꾸겠다고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페이스북에서 매갤 관련된 포스팅을 해본 적이 없는데, ‘친구삭제’ 당했습니다. 저는 베를린에서 유럽 페미니스트들과 폭력피해 여성보호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한국에서의 매갤이나 작금의 데이트 폭력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오갈 때는 좋아요를 누른 적도 댓글을 단적도, 그저 읽으려고만 한 기억인데.. 왜 저를 차단하신지 모르겠네요. 기회가 되면 언젠가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죠. 우리 모두 여성혐오의 사회를 극복해내고, 남녀평등의 사회를 지향한다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