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사는 방법 2005

사람들이 사는 방법

(그래서 내가 사람들을 싫어하고, 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술 쳐마시면서 담배가 해롭다고 이야기 하기.
삼겹살 쳐먹으면서 한국 음식의 건강함, 세계화를 이야기 하기.
에너지 드링크 빨면서, “마약은 안돼”라고 이야기 하기.
사랑과 평화를 외치면서 “그래도 한국엔 군대가 필요하지”라고 이야기 하기.
인종차별에 반대하지만, 백인에 대한 동경심을 갖기.
학연지연에 반대하지만, 첫 만남에서 전공이 무엇인지 묻기.
군대 내 폭력을 경험하고도, 그래도 남자라면 군대 갖다오라고 이야기 하기.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적은 임금으로 차별을 받는데도 데이트 비용은 똑같이 내기.
여자니까 힘든 일은 남자한테 전적으로 맡기기.
해보지도 않고, 해본 것처럼 이야기 하기.
본인의 경험이 모든 이의 경험처럼 이야기 하기.
존중 받고 싶어하면서 타인을 하대 하기.
본인 연애사도 개판이면서 타인의 섹스에 간섭하기.
낯선이와의 키스도 두려워하면서 저 너머 어딘가 나의 님이 있다고 착각하기.
내 친구 아들, 딸내미는 자유로운 예술가, 하지만 내 자식은 안된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예술은 좋아하지만, 예술가는 가난해서 싫어요.
음악을 좋아해 음반을 수집하지만, 공연장은 안가기.
건강하게만 자라달래서 제도권 교육을 거부하고 혼자 공부하려니 망나니 취급하기.
나이란 대체 무엇인가, 기껏해봐야 밥 더 쳐먹고, 똥 쳐싼거 말고 더 있는가, 그래서 말 놓고 편하게 지내자 했는데, 왜 날 인격적으로 짓밟는거지?
나이 쳐먹었으면, 그만큼 경험도 있어 아랫 사람들 챙겨줄 아량이 있어야 하는데, 지가 좀 해봤다고 아랫 사람들 애기 취급하기.
먼저 나섰으면, 뒤 따라오는 사람들을 위한 길도 만들어줘야 하는데, 혼자서만 걸으려고 하기.
나치는 나쁘지만, 이주노동자도 나쁘다고?
성차별은 반대하지만, 김치년은 나쁘다고?
페미니즘 이야기하는데, 왜 자꾸 여성부 이야기 하냐, 여성부 문제는 관료주의라고!
여성부 때문에 페미니즘이 문제라면, 한국이 이 모양, 이 꼴인건 한국 남성들이 죄다 쓰레기라서 그런거냐?
게임중독이 문제라는데, 설만 되면 이유없이 윷부터 던지자고 한국인들은 멘탈이 무너진건가?! 사물놀이는 싸이코패스 범죄자들의 아우팅?!
이미 민주주의 사회에 살면서 ‘경제민주화’로 민주주의 희석시키기.
하고 싶은걸 하라더니 이제는 할 줄 아는걸 하라고? 그런데 우리들 대부분은 공교육 12년에, 영어를 수 년을 배웠건만 자막부터 찾는 영어고자 아닌가.
가족처럼 일하자더니 가축처럼 일 시키고, 가좆처럼 대하네.
삼성에 반대해서 아이폰을 쓴다는 사장놈아, 애들 최저임금은 지켜주냐?
386 사장놈아, 세상을 바꾸자면서 노동절에 가게는 꾸준히 열지?
학연지연에 반대한다면서 출신학교와 학번을 밝히지 않는다는 의미는 그래도 너도 대학물 좀 먹었다고 자랑하는게냐?
너만 눈 두개 있나? 나도 눈 두개 있다. 대학 안 가도 책 읽으니, 너 혼자 책 읽었다고 생각마.
나도 너 이기기 싫다, 피곤해. 제발 이겨 먹으려고 하지 좀 마라.
스테레오 타입 싫다면서, 스테레오 타입 제일 좋아하는 놈들.
네가 싫어하는건 나도 싫어하는거야. 내가 싫어하는거 너 안줄테니 너도 좀 제발..
미안하다, 고맙다 이 소리가 그렇게도 어렵나?
니가 나보다 몇살을 더 쳐먹었건, 초면에는 존대를 하는게 한국예절이에요.
네 놈이 나보다 좀 잘한다고 내가 게으르다는 의미는 아니야.
고용 문제, 재벌과 정치인들의 정경유착이 문제라고 성화를 낸다고, 내가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도 아니라고.
시위에 가서 “이렇게는 못 살겠다, 같이 잘 살아보자!”하고 고함치고, 난장을 피운다고 해서 빨갱이가 되는게 아니란 말이다. 이렇게 하라고 민주주의, 헌법이 있는건데, 왜 자꾸 나보고 북으로 가라고 하니? 북에 가야하는건 민주사회를 부정하는 네 놈이란 말이다.
정치인 개새끼들아, 너네는 공법인이고, 나는 자연인인 국민으로, 너네는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없고, 국민을 보호해야할 의무만 있다고, 씨발놈들아. 명예훼손으로 고소 자체가 안된다고! 헌법 부정하지 말라고!
파업 자체가 노동자의 권리인데,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건 대체 무슨 소리냐?!
세계화 이야기하면서, 왜 UN에서 내놓은 인권선언문은 무시하는거냐?
나는 취향같은거 존중 안한다, 니 취향 나한테 강요하지마. 나도 내 취향이 너한테 어울릴거라고 생각 안해. 니 갈길 너가 가고, 나 갈길 내가 가자.
망치가 못을 때리기도 하지만, 맥주 따게도 되거든?
나는 자전거 타이어 교체 레버로 타이어 여는 것보다 맥주 병을 더 많이 열어봤다.
책장에 책 많다고 책 많이 읽었나, 나는 책 3번은 읽어야 그래도 읽었다라고 말하는데.
영화도 최소 3번 보려 노력하고, 좋아하는 영화는 스무번도 넘게 본다. 볼 때마다 다르고, 굉장하다고!
한시간 일했으면, 5분은 쉬게 해주라. 내가 기계냐?!
추가 근무 했으면, 당연히 야근 수당 줘야지, 그럴 때는 계산을 잘 해야하는거라고.
나랑 다르다고 낯선 사람이라 부르며, 밀어내지 마라. 나도 나랑 다른 너가 낯설다고.
낯설면 어때, 키스 한번해봐. 그리고 또 한번해봐. 벌써 그만큼 가까워졌다.
세월호 유족들이 보상금을 노린다고? 그럼 너도 가족 하나 잃어봐, 그럼 내가 너한테도 보상금 주자고 같이 외칠게.
누가 너보고 정의의 사도가 되라고 한 적 없어, 잘못된건 잘못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한테 손가락질이나 하지마.
당장 뒤지고 싶은게 아니면, 제발 정치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지마.
네가 편의점에서 끼니를 떼우던지, 레스토랑을 가던지 그거 다 네 주머니에서 나오고, 네 임금의 문제고, 그래서 노동, 정치가 중요한거라고.
버니니를 한병 마실지, 맥주 페트를 하나 마실지, 그것도 정치라니까?
네가 디스를 피우는지, 말보로를 피우는지, 담배를 말아피우는지 그것도 다 정치에요.
나도 한때는 굴렁쇠 좀 굴리면서 꿈나무 소리 들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어딘가 쳐박혀서 존나 일만 하고 있더라. 이제는 그거 그만 하려고.
나 힘들다고 하는데, 누가 더 힘들다 하지 좀 마. 그 사람이 나보다 더 힘들다고 해서, 내가 안 힘든게 아니거든?
너네 대학만 가면 자유로워질거라 믿었지? 그거 다 뻥이야. 너 지금 알바몬, 잡코리아 뒤져가며 한숨이나 푹푹 쉬겠지. 다 니네 부모님들 때문이야.
자기가 못한걸 대체 왜 자식한테 시키려고 하는거야?
그러니까 죽기 전에 존나 후회하지.
어차피 뭘 하던 후회는 한다. 되도록이면 내가 선택한걸 해서 후회하는게 낫지. 내가 니 탓 안해도 되고 얼마나 좋냐.
헤어지면 힘든거지, 그렇다고 다신 안 볼 사람처럼 욕 하지마라. 그래도 잠시나마 행복하지 않았더냐.
원망하다보니 내가 더 지치는 것 같더라. 내가 미안하다!
귀찮고 피곤하다고 집 안에 쳐박혀 있지 말고, 친구, 가족 손 잡고 나가서 봄꽃놀이라도 해라. 이거 아무리 많이 하려 해봐야 100번도 못하고 뒈진다.
좋아하는 일을 하자! 돈이 안되면 어떠냐,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내가 좋아하는 일이 밥먹고 살자고 하게 되면, 그 때부터 좋아하는 일이 귀찮은 일이 되더라.
어떤 음악이 더 우월하고 좋다고 하지 좀 마, 그냥 우린 어딘가 잘못된, 망가진 사람들이고, 그 음악들은 다 좋은거야.
술 좋아하다보니, 어느 때부턴가 술 마시며 숙취를 기다리게 되더라. 그리고 너도.
구원의 시대는 끝났어. 구원을 기다리지마. 구원의 방법론을 설파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죽음을 애도 하는 것 뿐이야. 너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너뿐!
등록금 반값으로 깎아 달라고 하지마, 너가 거지냐? 교육은 서비스 업이 아니라, 그 사회의 미래라고. 가서 등록금 없애자고 이야기 해! 우리가 이 사회를 책임질 세대라고. 그리고 우리 뒤에 따라오는 녀석들 우리를 책임질거라고!
내가 편리해지면, 그만큼 누군가 노력을 하거나 불편해지는거야. 혼자만 편해지려 하지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새끼들아, 너네는 아마도 왕정시대로 돌아가야할 것 같다.
200~ 300년 전, 유럽에서도 민주주의 하자고 말만 꺼내도 다 잡아다가 감옥에 쳐넣고, 정신병원에 쳐넣고, 고문하고, 사형을 시켰단다. 그런데도 같이 좀 잘 살아보자고 사람들이 외쳐서 오늘의 민주주의가 만들어진거야. 그러니까, 시위가 시끄럽다고, 교통체증을 만든다고 불평하지마. 저 사람들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려고 하는거니까.
네 좌절감이 누군가를 향한 분노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좌절감이 네 미소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실수한게 아니야, 그 순간 네가 깨달은거야.
관객이 예술품을 관람하는 시대에서 예술품이 관객을 관람하는 시대가 왔구나.
우리한테는 더이상 첫번째 생일도, 첫번째 키스도, 첫번째 섹스도 오지 않을거야. 그래서 우리가 두려워해야할 것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제약하는 것들.
과거를 추억하지 말자. 과거를 가져오는 일은 결국 현실을 부정하고, 슬픔 속에 살아가는 것 밖에 없더라. 우리는 어제보다 즐거운 오늘을, 오늘보다 즐거운 내일을 맞이하자.
헐벗은 패션보다, 헐벗은 철학이 싫고, 마음의 빈곤함이 싫더라. 그래서 너는 나를 미워해도 된다.
공산주의가 타인에게 지나친 친절을 베푸는 행위, 혹은 타인을 위해 노동하는 삶이라는 새끼들은 대체 뭐냐?
나님이 너님한테 딱히 강제로 뺏거나 부당하게 이득을 챙길만큼 너님이 가진게 있어요?
거품처럼 네 사업이 사라져 나이 오십에 편의점 알바 해봐야 정신 차리겠지.
너님들은 더 나은 대접을 받을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너님들은 스스로의 소중함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을 지독한 환경 속에 방치하고 계시는거죠.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홀로 길거리에서 무언갈 토해내는 사람이 되볼게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통속적이긴 해도 꽤 짧았으니까, 뭐.

 

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해, 내가 손을 내밀어드릴게.

 

love and piss, 아멘..

 

 

ㅡ 2015년 4월 5일, 울적한 하늘이 미소짓게 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