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신문 기사 ‘“OO씨,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정중하게 주문하면 50% 할인‘를 먼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이벤트를 두고 할 수 있는 말은 “기괴한 일이다.” 밖에 없다.
정말 이 이벤트가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일일까? 오히려 ‘정중한 연기’를 통해 일상적으로 노동자를 배척해도 된다고 확인시키는 일이다. 엔젤리너스 ‘커피숍, coffee shop’은 이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의도된 자본주의적 연기를 요구하는 것일 뿐이다.
일전에는 착한 소비, 나쁜 소비에 대해서 한참 말들이 많았는데, 사실 그 또한 자본주의적 연기에 불과하다. 공정무역의 커피 콩을 이야기하던 그것들도 사실 소비자에게 의도된 연기를 요구하는 연출에 불과하다. 일종의 도착증적 연출로서 소비자에게는 죄책감과 공포를 심어주며, 소비자 개인을 무능하고 불안한 존재로 인지하게 한다. 결국 이것은 의도를 은폐하는 기술이며, 또다른 소비를 부추기는 기만이다. 그러한 점에서 구좌파의 흔히 알려진 반자본주의 대중운동 전술은 잘못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념적 소비는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도덕적 소비는 발생할 수 없다. 소비는 도덕의 지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소비를 거부하는 것’은 도덕의 지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