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MC 몽과 병역제도
법대로 엠씨몽 군대 못 가는게 맞다. 발치가 의도였건 아니건, 이 상태의 치아로는 병역법에 근거해 군대 못간다. 억울하고 분통하면 너도 어금니 쪽 치아 11개를 발치하고, 남은 인생을 온전히 씹지 못하고 살아가면 된다.
연예인은 ‘공인’ 이 아니다. 공직자들이 공인(공법인)이다. 이런 이들의 부정부패와 비리에는 볼멘소리를 내던 대중들이 일개 개인인 연예인에게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퍼붓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MC 몽의 잘못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 전, 병영 내에서 연달아 일어난 사건과 사고, 조직적 범죄들을 향해 사람들은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군에 보내나”, “병역법이 무너졌다” 라고 이야기 했다. 우리 모두 지금의 병영문화와 징병제도, 군내 범죄들의 분노하고 위험성을 느끼면서도 MC 몽은 다른 문제다?
군대 가는 놈들이 호구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린 것은 MC 몽이 아니라 얼마 전 병역제도의 희생양이 되어 싸늘한 시체로 돌아온 윤일병이다.
때문에 MC 몽을 까는 것보다 정치인을 쪼고, 압박해 망가진 병역법을 개선하는 것이 오로지 유효한 답일 것이다. 그의 잘못이야 알겠지만, 그럴 더 대차게 까서 밥줄을 끊어놓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에게만 분노를 쏟아 붓는 것만으로는 잘못된 관행과 병역법은 조금도 바뀌지 않는다.
그 증거가 유승준 이후로 바뀌지 않고 여전히 존재하는 병역 부조리와 비리이며, 군내에서 의문사 당한 희생자이고, 되려 성희롱 따위의 모욕을 받는 유족들이다. 결국 한국의 병역제도는 15년 전이랑 조금도 다른 없는 같은 자리에 있다.
10월 24일, 오스트리아의 빈의 영웅광장에서 ‘나치 독일의 군인으로 2차 세계대전에서 싸우기를 거부해 탈영했다 붙잡혀 처형된 군인을 기리는 기념비’ 가 건립되었다고 한다. 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제막식에서 “히틀러의 군대는 우리의 군대가 아니었다”면서 이들의 희생과 용기를 기렸다. 이 발언이 있던 영웅광장은 1938년 당시 약 25만명의 오스트리아인이 모여 나치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을 열광적으로 환영했던 장소였다. 히틀러 치하에서 수 십만의 오스트리아 젊은이들이 참전했으며, 2009년에서야 당시의 전투 거부가 무죄라고 받아들여졌다. 발터 모노세크 빈 대학교 역사교수에 의하면 “아주 최근까지도 이들 탈영병은 배신자 또는 동지들의 살인범으로 많은 사람이 여겼다” 고 한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한국의 징병제를 노동착취의 관점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한국의 병역제도는 징병과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를 비롯하여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군인 월급, 폭력적인 병영문화, 군내 조직적 범죄, 비리 그리고 부정부패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 문제 뒤로 밀쳐두고서는 한국에서 영국처럼 왕자가 파병에 자원하는 일은 절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또다른 MC 몽이 나타날 것이고, 또다른 윤일병, 또다른 임병장이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