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rt Review: Cockschlag

x. 금요일, Cockschlag

 

 
친구 덕택에 Cockschlag 공연 봄. 존나 좋았음. 가사 때문에 더 좋았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가사 전부를 이해하기에는 좀 어려웠으나 사운드를 강조하는 북미 펑크에 비해 가사에 큰 의미를 두고, 전달력이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독일 펑크는 언제나 흥미롭다. 때문어 비독일어권 사람들이 독일 펑크를 접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Cockschlag 은 굉장했고, 고정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링크하고 싶어도 인터넷에서 아무런 자취도 찾을 수 없다. 다행이도 친구가 LP를 갖고 있어 가사를 설명해주겠다고 씨익 웃더라. 그래서 그냥 빌려주면 내가 읽어보겠다고 하니, 독일어 자체가 그렇겠지만, 독일 좌파/펑크/아나키스트들이 자주 사용하는 정치/사회들을 둘러싼 관용표현이 굉장히 많은데 그 배경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그저 독일어 능력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 말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내가 예전에 번역한 것들 중 Ernst Busch 같은 정도야 독일에서 공부하는 인문학도들은 다 이해하고 번역할 수 있겠지만, Ton Steine Scherben, DAF, Grauzone, Across the border 같은 것은 배경을 알아야 이해가 가능하며, Die Ärzte, Gleitzeit, Ratten 07 같은 것은 배경을 모르면 조금도 이해할 수 없거나 정반대로 이해하게 된다.

아무튼 목요일은 글 따위를 읽고 구석에 끄적거리느라 밤을 샜고, 금요일 저녁은 민중의 식탁을 위해 4시간 동안 혼자 20명 분의 요리했기 때문에 조금 지쳐있었다. 게다가 자전거가 또 말썽이라 나가고 싶지 않았는데, 향기로운 그 애가 나가자고 며칠 전부터 일러둔지라 아무 기대 없이 따라 나섰다.

내가 얼마나 피곤하고 공연에 관심이 없었냐면, 심지어 첫 밴드가 시작한지 10분 만에 구석에서 졸고 있는 것이 친구들에게 발견되었다. 용케 맥주는 안 떨어트리고 들고 있었다. 향기로운 애가 날 더러 피곤해보이는데 끌고나와 미안하다길래, “ㄴㄴ너때문 아님. 내가 왜 널 위해서?” 라고 변명을 내던지고선 곧바로 스피드를 조금 했다.

공연 이후에는 디스코 파티가 있었는데, 나는 춤추는걸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으니까, 자꾸 그 애가 날 일으켜 세웠다. 아무튼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도 있었고, 웃고 떠들며 시간 보내다 잠시 둘이 빠져나왔다. 밖에 있던 다른 친구놈들이 “오.. 너 혹시?ㅎㅎ” 이러길래 “ㄴㄴ아님, 그냥 친구임” 이라 말하고, 여긴 아니다 싶어 결국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다. 꽤나 추운 새벽이라 누구의 방에서 마실까 하다 결국 “나는 더 마시고 싶어” 라며 내 방으로 돌아와 두어병 더 비우다 잠듬.
한줄요약: 과연 이것이 공연리뷰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