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하우스 프로젝트 Scherer8라는 곳에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다. 그동안 다른 독일 친구들이 이 곳에 꼭 가보라고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별로 내키지 않아서 꺼리고 있던 곳이었다. 그런데 아니 이게 대체 뭐지! 들어서자마자 뭔가 아늑하고 가족 같은 느낌. 이 곳 친구들은 다큐 상영회가 끝나고 먼저 다가와서 친숙하게 말을 걸어주었고, 대화들도 재미있었다. 술을 더 마셔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3차 연립 방정식으로 계산하기도 했는데, 나는 독일어도 버거운데다가 수학을 그다지 잘 하지 못하므로 지켜보기만 했다.
어제 두 개의 다큐를 보았다. 하나는 Aganst Me!가 이미 성공 가도를 달리려고 할 때의 2004년 투어 다큐(Against Me! – We’re Never Going Home / http://www.youtube.com/watch?v=WXyi1QkmZY8). 이 다큐는 Against Me!라는 아나코 포크 펑크 밴드가 Fat Wreck Chords에 사인함과 동시에 얼마나 스타덤에 오르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이 다큐는 그걸 의도한게 아니었지만, 투어 중간 뉴욕으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여자들이 다짜고짜 Against Me!에게 키스를 해달라고 조르고, 그걸 거절하자. 그저 키스만 해준다면 좋겠다고 말하는 부분들이 그런 것들을 잘 보여준다. 지금의 나는 Against Me!에게 정이 좀 떨어져버렸다. 그들이 단지 돈을 벌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유튜브를 뒤져보니 이 다큐가 4파트로 나뉘어져 업로드 되어있다. 그런데 시1발 첫번째 파트는 독일의 저작권 단체 GEMA가 블록 시켜버렸네? 하지만 독일에 거주하지 않는 대원들은 문제 없이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자막은 없지만, 못 알아먹을 정도의 영어 구사는 나오지 않는다. 보면서 그냥 주변 인물들의 Against Me!에 대한 인터뷰는 너무 똥1꼬를 잘 빨아서 민망한 것들이 좀 느껴질지 모른다.
그리고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밴드 Party Weirdo가 폴란드-리투아니아 투어에 대한 다큐(http://www.youtube.com/watch?v=mpqA9UJH-Cs)를 봤다. 처음에 아일랜드 억양이 좀 섞인 나래이션이 폴란드 말인줄 알았다. 뭐, 적응을 하니 그런데로 볼만.. 이 밴드는 80년대 식 Darkwave와 Postpunk가 적당히 섞인 음악이었는데, 공연 중간 중간 자신들의 ‘젖가슴’과 ‘보1지’를 가리키는 것이 뭔가를 풍자하는 듯 했다. 가사는 도무지 들을 수가 없었지만, 그 퍼포먼스가 이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고는 표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큐를 통해 동의할 것이다. 유튜브에는 트레일러만 있어서 뭔가 좀 아쉽다는 것이 흠인데..
아무튼 이 곳에 이제 자주 갈 것 같은 예감. ‘사랑스러운 분노’가 애칭인 여자 사람을 만나서가 아니라, 마르쿠스, 토스텐을 비롯한 이 곳에 거주하는 친구들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