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Küfa는 김밥이랑 된장국을 하려고 했었는데, 한국인 유학생들의 선결론-후과정도출의 기적적인 메카니즘을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한적하게 김밥이나 말 수는 없었다. 한국인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유엔환경계획의 생물 다양성 협약에 따라 이들을 특별보전관리 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어 간절한 마음으로 김밥 대신 짜장밥을, 된장국 대신 올해 첫 나박김치를 했다. Küfa를 찾은 친구들이 난생 처음 먹어보는 나박김치, 설탕없이 만들어진 배추의 달큰함에 신기해하고,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얼음 둥둥 띄인 국물을 대접에 한가득 후룩후룩 잘 마셨다.
농담은 여기까지. 한국인의 문제 해결과정은 굉장히 기묘한데, 문제가 발생하면, 결론을 먼저 도출한 후에 매우 정성 들여 과정을 끼워 맞춤.
이런 메카니즘은 한국 사회 곳곳에서 그 증거들을 찾을 수 있다. 이를테면 1. 해경이 세월호 구조에 실패하자 해경을 폐지.
2. 공기업이 방만하게 운영 되기에 재조직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 헐값에 팔아버림.
3. 사람들이 서울광장에 쓰레기를 버리자 쓰레기통을 늘리고, 추가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통을 아예 없애버림.
4.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보장 문제로 갈등이 생기자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조에서 제명 시켜버림.
5. 프랜차이즈 오너가 물의를 일으키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게 타격을 주는 불매운동을 함.
6. 중국식 인사 니하오를 통해 인종차별이 종종 벌어지자, 인종차별과 선입견에 대해 환기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니하오라는 말을 인종차별로 규정해 금지시키려는 운동을 전개.
이 기묘한 프로세스는 유태인 다음으로 지구 상에서 가장 뛰어난 민족, 오직 한국인에게만 작동하는 사고회로.
ㅡ 2017년 7월 31일, 밤 10시 45분